1937년 3월 31일부터 그해 10월 3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으며, 1955년 문연사(文硏社)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대중적 작가로서 김말봉의 명성을 확고히 해준 통속소설이다.
안정순은 은행 두취(지금의 은행장) 조만호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조만호와 그의 아들은 모두 안정순을 좋아하게 되어 서로 얽히고 설키는 연애담이 전개된다. 이와는 역으로 두취 조만호의 딸 경애는 가정교사 안정순의 애인인 이민수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던 차에 두취 조만호가 상처를 당하자 그는 안정순을 재취로 맞아들이려고 침모에게 중매를 들 것을 청한다.
그러나 그 재취 자리를 탐내고 있던 침모는 조만호를 속이고 그녀의 딸을 대신 방에 들어가게 하여 조만호와 합방하게 하려 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때 조만호와 오래 사귄 기생 옥란이 이 사실을 알고 질투심을 일으켜 침모의 딸을 살해한다.
이러한 욕망의 와중에서 누명이 벗겨진 안정순은 찔레꽃과 같은 그녀의 순결을 온전히 간직한 채 그 집을 나와버린다.
이 작품은 표면상 단순한 애욕의 갈등극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한 갈등이 삶에 내재한 욕망에 의하여 빚어지는 근원적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기대된 가치, 즉 순결한 가치의 성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반어적 사태에 관한 작가의 운명론적 삶의 통찰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은 통속적 주제와 감상주의, 오해로 인한 사건의 뒤틀림 등 전형적인 대중소설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으나, 삶의 온전성을 일반대중의 수준에서 그들 나름대로 유지하게 하려는 도덕적 건강성을 일깨운 것으로, 이후 대중소설의 전범(典範)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