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원에서 간행하였다. 목판본. 12권 4책.
이 책은 일본과의 왕복문서가 평가명(平假名)이 아닌 진자(眞字)의 초서체(草書體), 즉 진가명(眞假名)의 초서체인 초가명으로 쓰이기 때문에, 왜학 역관들에게 이에 대한 학습을 필요로 하여 편찬된 것이다.
『중간첩해신어』의 일본문자 본문대자(本文大字)를 왜서의 초자(倭書草字), 즉 일본의 한자 카나를 초체(草體)로 써 놓은 것이다. 이 책의 범례에 의하면 문식(文識)이 있는 일본인과 반복하여 어려운 것을 묻고, 구절마다 증석(證釋)을 붙여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한다. 『중간첩해신어』에서 한글로 씌인 부분인 발음이나 언해 부분을 빼고 본문만을 적어 놓았기 때문에 권수는 『중간첩해신어』와 동일한 12권이지만, 책의 분량은 줄어들었다.
앞에 8개로 구분하여 설명한 범례가 나오고 이어서 권1부터 본문이 시작되는데, 그 편목은 『중간첩해신어』와 마찬가지로 권1이 ‘여대관초상집’(與代官初相接), ‘송사선문정’(送使船問情), 권2가 ‘다례강족’(茶禮講定), ‘다례문답’(茶禮問答) 등으로 되어 있다. 본문은 모두 초서로 쓰이어 있으며, 권10은 상중하로 나뉘어 있다.
권10하의 끝에 ‘이려파진자반자병록’(伊呂波眞字半字竝錄), ‘이려파토자’(伊呂波吐字), ‘이려파합자’(伊呂波合字), ‘이려파진자초자병록’(伊呂波眞字草字竝錄), ‘간격어록’(簡格語錄)이 붙어 있다. 모두 『중간첩해신어』에 보이는 것이나, 『중간첩해신어』에 있는 ‘이려파반자수상통(伊呂波半字竪相通)’과 ‘이려파반자횡상통(伊呂波半字橫相通)’은 빠져 있다.
이 책의 끝에 붙어 있는 이로하(伊呂波)의 각 글자(진자, 초자, 토자, 합자)들은 다양한 자체(字體)를 보인 것이다. 한글은 이 ‘이로하’의 부분에만 보인다. 일본 글자의 음은 각 글자체의 오른쪽에 한글로 표시하였고, 왼쪽에는 그 글자체의 원자(原字)인 한자나 또는 한글로 그 의미를 풀이하고 있다.
본문은 『중간첩해신어』처럼 구나 문장을 가운데에 ○으로 표시하여 구분하지 않고, 단지 각구나 문장의 오른쪽에 작은 동그라미로 표시하여 구분하여 놓았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등에 몇 질이 전하고 있다. 그리고 1963년에 일본 경도대학 문학부 국어국문학연구실에서, 또 1990년에 홍문각에서 각각 영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