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필사본. 총 40쪽.
일명 ‘완재문견록(宛在聞見錄)’이라고도 한다. 조선조 기인(奇人)·명인(名人)들의 일화(逸話)·야담이 중심 내용을 이루고 있다.
임꺽정(林巨正)·서경덕(徐敬德)·전우치(田禹治)·채제공(蔡濟恭)·이지함(李之菡)·조헌(趙憲)·서성(徐渻)·송시열(宋時烈)·이태영(李泰永)·남구만(南九萬)·정기선(鄭基善)·조광조(趙光祖)·이희갑(李羲甲) 등의 인물들과 ‘고유일재상(古有一宰相)’·‘고유명사성이실기명(古有名士姓李失其名)’·‘고유일사인(古有一士人)’·‘고유일서생(古有一書生)’ 등 20여 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 수록된 ‘임꺽정’의 경우를 보면, 명종 때 양주의 백정으로 한때 황해도를 중심으로 떨치고 일어났다가 토포사(討捕使) 남치근(南致勤)에게 체포되기까지의 임꺽정에 대한 여러 기행과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고유명사성이실기명’에는 연산군 때 사화를 피하여 보성(寶城)으로 피신하였던 홍문관 교리가 물 긷던 처녀로부터 버들잎을 띄운 물 한 모금을 얻어 마신 인연으로 천한 유기장(柳器匠)의 딸과 부부의 정을 맺고 신분을 감추어 살다가 뒷날 복직이 되어 상경하여 영화를 누리게 된다는 일화도 있다.
‘고유일사인’에는 가난한 선비 부부가 생활이 어려워 남편이 생선장수로 나서는데, 신분이 양반인 탓에 거만하게 외치고 다니다가 한 마리의 생선도 팔지 못한다.
다시 아내의 말을 따라 이번에는 지나치게 공손히 손님을 대하는데 생선을 사러 나온 여종에게까지 지나친 친절을 베풀다가 얻어맞고 쫓겨나 채전밭에 숨는다. 그리고 그 때 같은 양반 신분의 생선장수와 마주친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에서는 임꺽정·이교리·선비 이야기에서 보는 것처럼 사회문제, 천민과의 혼인 문제, 선비의 식생활 문제 등을 통하여 조선 사회의 이면상을 살펴볼 수 있는 일화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조선 후기의 여러 야담집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