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석불좌상은 따로 세운 불각에 봉안되어 있는데, 1928년의 대화재로 많이 손상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비례도 알맞은 편이며 위엄이나 강건함 등이 어느 정도 잘 표출되어 수작(秀作)임을 직감하게 한다. 또한 불상의 자세나 옷주름의 형식을 보면 석굴암본존불 계열이나 그보다는 양식적(樣式的)으로 뒤떨어진다.
자세는 목을 뻣뻣이 세운 채 어깨를 당당히 펴고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수인에 결가부좌(結跏趺坐)의 자세이다. 얼굴은 화상으로 훼손이 심하여 구별하기가 힘들지만, 그런 대로 온화하고 풍만함을 느끼게 한다.
어깨는 당당한 편이고 가슴은 풍만하지만 어딘지 경직된 느낌이 든다. 또한 허리가 잘쏙하여 상대적으로 어깨·가슴 등이 힘이 있어 보인다. 결가부좌한 두 다리는 부피감이 없어 강건한 힘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옷주름은 석굴암본존불보다 경직되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을 주고 있다. 즉, 오른쪽 어깨로부터 흘러내려 허리와 팔 다리를 감싼 대의 주름은 사실성이 부족하다.
광배(光背)는 배모양으로 몸 전체를 감싼 거신광(擧身光)이다. 광배 안에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따로 마련했는데,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를, 안쪽에는 덩굴무늬와 연꽃무늬를 세밀하게 표현하여 화려하다.
마멸이 심한 대좌는 삼단팔각 형식이며, 상단에는 앙련중판문(仰蓮重瓣文)을 조각했다. 8각간석(八角竿石)으로 된 중대석에는 각 면마다 안상(眼象)과 기둥 모양을 새겼다. 하대는 8각복련(八角覆蓮)이며, 8엽이 복판(複瓣)으로 구성되었다.
비록 이 불상은 훼손이 심한 편이지만, 불신(佛身)이나 광배·대좌를 보면 부처의 위엄을 나타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처럼 다소 도식화된 면이 있지만 당당한 힘과 비교적 사실적인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석굴암본존불을 모방한 통일신라 말기의 작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