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아가리는 작고 낮게 밖으로 벌어져 있으며, 어깨는 넓고 당당하게 발달되었고 몸 아래쪽으로 가면서 미끈하게 줄어들었다가, 바닥에 이르면 다시 밖으로 벌어져 안정감이 있다.
아가리 바로 아래 두 겹의 원을 두르고 거기에 잇대어 여의두문을 그렸으며, 몸체 전면에는 운학문(雲鶴文)을 새겨넣었다. 운학문은 두 종류로 하나는 어깨에서 굽까지 몸체 위에 6단으로 어긋나게 배치한 두 겹의 흑백상감한 원 안에 넣은 경우이고, 또 하나는 그 바깥쪽 빈 공간에 메워넣은 경우이다.
원 안의 학은 하늘을 향하여 날아가는 모습이고, 원 바깥의 학은 아래쪽을 향하여 내려가는 모습이다. 학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에는 공예 의장화된 구름무늬로 장식하였다. 학의 진행하는 방향, 즉 시선을 이처럼 아래위로 각각 다르게 표현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착상으로, 도자기의 표면이라는 일정한 제약을 넘어 사방으로 공간을 확산시켜줌으로써 동감(動感)과 아울러 짜여진 구획에서부터의 자유로움을 추구한 듯하다.
이같은 표현상의 변화추구와 함께 문양 처리의 능숙함 등에서 고려 청자매병 가운데도 전형이라 할 만하다. 고려도자기의 우수함과 고려인의 창의력 넘치는 재기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