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관’은 저자의 호이다. 아들 이광규(光葵)가 편집, 이완수(李완秀)가 교정한 것으로 모두 33책 71권이었다. 현재는 결본을 포함한 전서(사본)가 오직 두 군데에 소장되어 있다.
하나는 규장각 소장본으로 모두 25책(8책 결)에 불과하고, 다른 하나는 일본인 아사미(淺見倫太郎)의 수집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아사미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이 문고 서목 해제(영문)에는 결본이 14권 6책이라 하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권13·14(제5책) 아정유고(雅亭遺稿)
권17·18(제7책) 아정유고(雅亭遺稿)
권32∼39(제15·16책) 청비록(淸脾錄)
(제17·18책) 뇌뢰낙락서(磊磊落落書)
권64·65(제30책) 청정국지(蜻蜓國志)
결본이 14권이라 한 것은 맞으나 책 수를 6이라 한 것은 7의 잘못이거나, 아니면 제본 편차의 차가 아닌가 싶다. 실존 수는 57권 26책이라고 하였는데, 이를 규장각본과 대조하면 결본 중에 권23·24(제10책, 編書雜稿)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이 아사미문고에는 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아사미문고본에는 교정자 이완수의 도장이 찍혀 있고 매 책의 표제도 그의 글씨라고 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당시의 필사본은 두 벌로서 하나는 이완수의 것이고, 하나는 이광규의 것이었을 것이다. 추측컨대, 규장각본은 아사미의 것을 전사(轉寫)한 것 같으나, 단 그 중의 「편서잡고」만 규장각본에 들어 있지 않는 것을 보면, 이는 아마도 아사미가 후일에 얻어서 넣은 것 같다.
그런데 전서 가운데 「사소절(士小節)」·「앙엽기(盎葉記)」·「청비록(淸脾錄)」·「편서잡고」 등 몇 부분은 항간에 더러 사본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민족문화추진회에서는 1978년에 규장각본을 주로 하고, 약간의 결본은 다른 곳의 것을 복사해 『청장관전서』 13책을 간행했으나, 아직도 결본 가운데 서목만 알고 내용을 모르는 것이 있다.
존결(存缺)을 포함한 전체의 구성 서목은 다음과 같다. 권1·2에 영처시고(嬰處詩稿), 권3∼5에 영처문고(嬰處文稿), 권6∼8에 영처잡고(嬰處雜稿)·예기억(禮記臆), 권9∼20에 아정유고(권13·14·17·18은 결본), 권21∼24에 편서잡고, 권25·26에 기년아람(紀年兒覽), 권27∼31에 사소절, 권32∼35에 청비록, 권36∼47에 뇌뇌낙락서(권36∼41은 결본)가 수록되어 있다.
권48∼53에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권54∼61에 앙엽기, 권62에 서해여언(西海旅言)·윤회매십전(輪回梅十箋)·산해경보(山海經補), 권63에 열상방언(洌上方言)·천애지기서(天涯知己書)·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병정표(丙丁表), 권64·65에 청정국지, 권66·67에 입연기(入燕記), 권68·69에 한죽당섭필(寒竹堂涉筆), 권70·71에 부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영처시고」·「영처문고」·「영처잡고」 등은 소년 시절에 지은 시문을 모은 것이다. 영처(嬰處)는 영아(嬰兒)·처자(處子)의 뜻이나, 저자 자신의 자호(自號)처럼 제명한 것이다. 「예기억」은 『예기』에 대한 연구로, 제가주설(諸家註說) 내지 자의(字義)를 고증, 비판한 것이다.
「아정유고」는 일명 「청장관고(靑莊館稿)」라고도 한다. 저자가 직접 시문 등을 가려 모은 것으로, 왕명에 의해 간행된 『아정유고』와는 내용과 분량이 다른 것에 주의해야 한다.
「편서잡고」는 편찬 관계의 문자를 수록한 것으로, 그 가운데 송사보전(宋史補傳)이 중요하다. 즉, 정조가 일찍이 『송사 宋史』가 조잡하게 편찬된 것을 유감으로 여겨 신하들에게 산정(刪定)을 명해 40책을 만들고, 그 보전(補傳)을 이덕무에게 명해 찬하게 한 것이다.
「기년아람」은 원래 이만운(李萬運)이 편저한 것인데, 그 편차와 내용이 미비한 점을 이덕무가 대폭 수정, 보완한 것이다. 「사소절」은 선비·부녀자·아동들의 일상 생활에 있어서의 예절과 수신에 관한 규범을 적은 것이다. 「청비록」은 고금의 시화(詩話)를 수록한 것이다. 「뇌뢰낙락서」는 일종의 중국 인물지(人物志)로서, 특히 명나라 말기 유민(遺民)에 관해 여러 기사(記事)를 토대로 발췌하고 일일이 인용 서목을 부기하였다.
「이목구심서」는 글자 그대로 귀로 들은 것, 눈으로 본 것, 입으로 말한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적은 것으로, 삼관기(三官記)와 같은 유의 것이다. 「앙엽기」는 일종의 소논문집·자료집 또는 소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흥미 있고 참고할 거리가 많이 실려 있다.
「청정국지」는 일본의 세계(世系)·지도·풍속·언어·물산 등을 적은 것이며, 「입연기」는 연행록(燕行錄)이며, 「한죽당섭필」은 사근역(沙斤驛: 경상남도 함양) 찰방시절의 견문기다. 부록에는 「선고연보(先考年譜)」가 수록되어 있다. 이 밖에도 중국 문사와 주고받은 서간을 수록한 「천애지기서」가 있고, 경기 지방의 속담을 모은 「열상방언」이 있다.
청장관전서는 저자의 다채로운 학식과 많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당대 실학 중심의 학풍과 취향 가운데도 박학·계몽적인 사조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