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52면. 1939년 청색지사(靑色紙社)에서 발행하였다.
정인섭(鄭寅燮)의 서론, 작자의 서시(序詩)에 이어 67편의 작품이 6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고, 본문 다음에 작자의 후서(後序)가 있다. 제1부에는 <산가 山家>·<뻐꾸기>·<백합>·<5월의 산곡(山谷)>·<산새> 등 15편, 제2부에는 <고향>·<늦은 봄날>·<청춘>·<여름밤>·<초생달> 등 11편이 실려 있다.
제3부에는 <명수대 明水臺>·<별하나>·<추야 秋夜>·<가을의 오후>·<고원 高原> 등 10편, 제4부에는 <비나리던 그날밤>·<푸른 목장>·<동방의 용사>·<젊은 사공> 등 9편, 제5부에는 <해야 해야>·<달아 달아>·<별>·<비야 비야 오너라>·<나비>·<동무> 등 18편, 제6부에는 <부여성 扶餘城>·<금강순례 金剛巡禮>·<박연행 朴淵行>·<경주행오제 慶州行五題>의 4편이 각각 실려 있다.
제1부는 1936년경부터 이 시집이 출간되기까지 쓴 작품들 가운데 조류·화초·전원을 소재로 하여 자연과 인생을 대비시킨 작품을 골라 수록하였고, 제2부는 1931년경부터 쓰기 시작한 초기의 작품으로서, 전원에서의 꿈을 동경하는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제3부는 제1부와 같은 시기에 작자가 새로이 시도하였던 감각적인 작품들을 실었다.
제4부는 행동적인 지성(知性)으로서의 사념(思念)을 중심으로 인간에 대한 열정을 읊은 작품들을 싣고 있다. 제5부는 저자가 1926년 무렵부터 쓰기 시작하였던 동요들을 모은 것으로서, 이 작품들은 어린이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설화적인 내용을 소박하고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다. 제6부는 시조의 틀을 빌려 명산고적(名山古蹟) 및 자연과 인생을 노래한 기행시(紀行詩)가 실려 있다.
약 15년간에 걸친 작자의 시작 활동의 대강을 살펴볼 수 있는 이 시집은, 정인섭이 그 서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같은 기간 동안에 한국 근대시단이 함께 모색하고 실험을 거듭하던 시·시조·민요 등 여러 장르의 특질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제6부에 실려 있는 <부여성> 4수 중 1수는 1935년 1월 ≪학등 學燈≫ 13호에 발표하였던 <사비수야!> 3수 중 1수를 첨삭한 작품이다.
이는 시조의 초장·중중·종장에 이어 후렴구 3행을 덧붙인 것을 알 수 있어 시조의 근대화에 대한 실험을 기도하였던 작자의 열의를 엿볼 수 있다. 후렴구를 첨가한 것은 시조의 틀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정서를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고려가요 등 전통적인 시가로부터 암시를 얻었거나, 민요나 동요를 창작하였던 작자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민요와 시조 그리고 시를 통하여 지성과 감성, 상상과 감정의 융합을 시도하였던 작자는 그의 작품들이 지닌 공통적 특질로 인하여 전원적 향토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