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봄날 농가의 앞마당에서 병아리를 물고 도망치는 고양이 때문에 생긴 한순간의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 주인 부부와 어미닭의 다급한 몸짓과 혼비백산한 병아리들, 그리고 나동그라진 자리들과 방건(方巾)의 소도구들이 자아내는 긴박한 정황의 묘출도 훌륭하지만, 오른편 상단의 주인마님에서 왼편 하단의 넘어진 병아리 쪽으로 그 크기를 줄여서 이어지는 대각선상에 황망히 움직이는 동세를 실어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 구성 또한 뛰어나다.
특히, 화면의 왼쪽 방향으로 도망하는 고양이를 향하여 시선을 쏠리게 하고, 쫓기는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 주인 부부의 모습을 교차시켜 양쪽의 갈등어린 심리를 재치 있게 대비시켜 긴장감을 유발하게 한 화의는 매우 절묘하다.
이러한 구성의 묘와 함께 해학적 분위기의 창출, 진솔하면서 정감어린 표현 등은 선배 화가 김홍도(金弘道)의 영향을 토대로 독자적인 경지를 이룩하였던 김득신 풍속화 세계의 정수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