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자유신문사에서 발행되었다. 신문·잡지에 기고한 수필들을 모아 출판한 이 작품집은 마해송의 수필세계를 말하여준다. 이 수필집의 제목이자 대표작인 ‘편편상’은 6개의 짧은 단상을 엮은 것이다.
그렇다고 짧은 단상들이 또한 상호 연관되는 것도 아니고 「불씨」·「최후의 긍지」·「편지질하는 여학생」·「능금 반쪽의 살인」·「모순」·「세대는 다르다」처럼 상호독립된 단상들의 엮음이다.
「불씨」는 옛날 가정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였던 불씨를 꺼버린 위기상황에서 한 할머니의 기지를 이야기한 것이고, 「최후의 긍지」는 당시 군대사회의 무학력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한 상관의 현명함이 묘사되고 있고, 「편지질하는 여학생」은 당시 남녀학생 사이의 풍속도를 연애편지를 통하여 그 단면을 말하고 있다.
또한 「능금 반쪽의 살인」은 당시 가난에 얽힌 한 소년의 살인사건을 통하여 가난의 비극성을 말하고 있으며, 「모순」은 불과 다섯줄의 글로, 한 사장이 구두닦이를 보면 자기 자식같아 구두를 닦으라고 시킬 수가 없다고 한 데 대하여 구두닦이는 그러한 사장만 있으면 우리는 깡통을 찰 수밖에 없다는 모순적 사실을 코믹하게 말한 글이며, 「세대는 다르다」는 한 가정에서 아이들의 행태를 보며 느낀 이야기이다.
짧은 단상적 수필에도 불구하고 대화체를 사용하여 실감있게 당대의 사회적 풍속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작가 특유의 재치가 번뜩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