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 필사본. 세로 128.7㎝, 가로 103.2㎝. 현전하는 서울 지도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정밀한 지도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옛 서울 지도이다. 표제는 한성도(漢城圖)로 되어 있다.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북쪽으로 도봉산을 배경으로 하여 삼각산으로부터 남쪽으로 한강까지, 서쪽으로 사천(沙川 : 모래내), 동쪽으로 중랑천까지, 조선 후기 한성부 행정 구역 전체를 포괄하는 지도이다. 적색의 도로를 청색의 산지와 하천과 대비를 이루도록 혈맥처럼 표시하였다. 대로(大路)는 굵은 선으로, 소로(小路)는 가는 선으로 표시함으로써 도로의 크기를 나타냈는데, 다른 어느 지도보다도 상세하게 그렸다.
이 지도는 서울의 행정 구역의 경계와 명칭이 가장 상세하게 표시된 서울 지도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붉은 점선으로 한성부 오부(五部)의 경계를 나타냈는데, 경계선이 표시된 조선 시대의 지도 중 가장 정밀하다.
오부의 경계는 청계천 등 주요 하천과 간선 도로를 따라 구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지도는 오부(五部)의 하위 행정 구역인 방(坊)의 명칭에 황색의 사각 테두리선을 그려 눈에 띄도록 하였다.
이 지도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49방(坊) 아래 한성부의 가장 말단 행정 조직이었던 330여 개의 계(契)의 이름이 대부분 기록된 점이다. 지도의 우측 상단에 한양(漢陽)의 북극고도(北國高度 : 위도), 호구(戶口) 등이 기록된 점도 특징이다.
1734년(영조 10)의 호구를 기록하여 이 지도의 바탕이 되었던 것이 영조대의 지도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정조대에 신설된 경모궁, 문희묘 등이 표시되어 있고, 1802년(순조 2)에 혁파된 장용영(壯勇營) 자리에 선혜동창(宣惠東倉)이 위치해 있어 19세기 초에 그린 지도로도 보인다.
이 지도는 조선 후기에 꽃을 피웠던 회화식 서울 지도의 하나로, 마치 산수화처럼 지형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지명을 풍부하고 상세하게 기록하여 아름다움과 많은 정보의 전달 능력을 겸비한 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