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72면. 1941년 일본 동경의 고아사인쇄부(興亞社印刷部)에서 간행되었다. 표지와 판권란의 저자명은 창씨개명한 일본식 이름인 가네모토(金本英助)로, 속표지는 한국 이름으로 되어 있다. 작자의 첫 시집으로 모두 25편의 시가 6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고, 맨 끝에 저자의 후기가 붙어 있다.
(Ⅰ)에는 「시그넬」·「가을」 등 4편, (Ⅱ)에는 「별리」·「역설」 등 4편, (Ⅲ)에는 「담배」·「고독」 등 4편, (Ⅳ)에는 「초조」·「허무」 등 4편, (Ⅴ)에는 「바닷가에서」·「로타리」 등 4편, (Ⅵ)에는「상밥집」·「행복」·「향수」 등 5편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시들은 대체로 연가풍(戀歌風)의 서정시계열에 드는 것으로, 사랑·청춘의 고뇌 및 향수와 고독이 그 주조를 이룬다. 이러한 시세계는 김용호의 전반기 시적 경향을 나타낸다.
그의 대표작의 하나인 「향수」는 간절한 언어와 잘 짜인 구성, 그리고 적당히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고향에의 그리움을 형상화시킨 작품이다. 그러나 「별리」·「담배」·「역설」 등과 같은 대부분의 작품들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슬픔과 허무를 노래하고 있다.
『향연』은 1930년대 중반에 풍미하였던 모더니즘이나 1930년대 후반에 대두한 ‘생명파’, 그리고 자연탐구의 시들과 달리 문단조류 밖에서 홀로 순수서정을 노래하였던 시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시는 오늘날도 널리 애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