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간행하였다.
평안도에 사는 권 참판은 젊어서 상처한 인물이다. 그는 평양집을 첩으로 얻어 지내다가 다시 유씨 부인을 재취로 얻는다. 유씨 부인은 혼인 후 딸 애경을 낳는다. 권 참판은 진주로 내려간 뒤 거기서 또다시 첩 진주집을 얻는다.
평양집은 자신이 유씨 부인의 휘하에 들어가게 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여러 가지 계략으로 유씨 부인을 괴롭힌다. 평양집의 질시와 모함에 못 이긴 유씨 부인은 딸 애경을 용이 할멈에게 의탁하고 절에 들어가 여승이 된다. 집에 돌아온 권 참판은 영칠을 양자로 삼으나, 얼마 뒤 노쇠하여 죽고 영칠도 평양집의 간교로 독이 든 약을 먹고 죽는다.
평양집은 외사촌오라버니 윤치용을 시켜 진주집도 살해한다. 윤치용은 애경이마저 청나라로 데리고 가 팔아버리나, 영칠의 아들 수목이는 위기를 넘기고 절에 들어간다. 다행히 애경은 청나라에서 장사하는 외삼촌 유치운을 만나 서울로 돌아오게 된다. 그 뒤 절에서 유씨 부인과 애경 모녀가 상봉하며 수목이도 만나게 된다.
평양집의 죄는 결국 모두 탄로가 나고 법사(法舍)로 압송된다. 이 작품에서 첫 장면을 암시적 대화로 이어간 점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수법이다. 그러나 사건에 대한 구체적 묘사보다 설명이 지나치게 많은 점은 이 작품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이다.
아울러 하나의 큰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끌어가기보다는 산만하게 작은 이야기들을 나열하였다는 인상을 준다. 물에 빠진 애경이를 영칠이 구하게 된다거나, 영칠의 아들 수목이가 들어간 절이 바로 유씨 부인이 머무르는 절이라는 등, 우연의 남발도 구성상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 작품의 후기에서 작가는 이 소설이 철저하게 계몽적인 입장에서 쓴 것임을 밝힌다. 축첩제도가 빚은 비극을 보면서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 작가의 주제의식의 표명이다. 이 소설을 거울삼아 망령된 사념을 버리고 인륜을 지킬 것을 작가는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