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조선문단』 1월호에 발표되었다.
주인공 ‘화수분’은 30세 전후의 인물로 농촌인 양평에서 농업에 종사하다가 서울에 올라와 남의 집 행랑살이를 한다.
행랑살이와 날품팔이를 겸하고 있지만 가난한 생활이 계속된다. 그런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발을 다친 고향의 형으로부터 추수를 거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골로 내려간다.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는 굶주리다 지쳐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식을 업고 남편을 찾아 나선다. ‘화수분’은 또 가족이 걱정이 되어 서울로 올라오다가 길가에 주저앉은 가족을 발견한다.
거의 동사(凍死)에 이른 아내를 보고서도 그는 어쩔 수 없이 아내와 함께 길에서 밤을 새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 부부는 어린 자식을 품에 안은 채 꼭 껴안고 밤을 지냈지만 부부는 죽고 어린 자식은 부모의 체온으로 살아 남았다. 가난하고 무식하지만 스스로 희생하면서 어린 생명을 구하는 한 선량한 부부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작자는 이 소설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은 인용문에 드러난 기법과 창작태도이다.
“이튿날 아침에 나무장사가 지나가다 그 고개에 젊은 남녀의 껴안은 시체와 그 가운데 아직 막 자다 깬 어린애가 등에 따뜻한 햇볕을 받고 앉아서 시체를 툭툭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어린것만 소에 싣고 갔다.” 이 인용문에서 사물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그것을 그대로 묘사 또는 서술하였음이 드러난다. 이것은 근대소설의 기본요소 중 하나이다.
그리고 어린것을 소에 싣고 갔다는 사실만을 밝힐 뿐, 그 뒤 어린것이 어떻게 되었고, 가난한 부부의 시체는 어떻게 처리하였느냐 하는 뒷이야기가 전혀 없다.
이것은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으로 근대소설의 기법과 일치한다. 전영택은 김동인(金東仁)·현진건(玄鎭健)·염상섭(廉想涉) 등과 더불어 근대소설을 정착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