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1653년(효종 4) 작. 크기는 세로 11.95m, 가로 7.76m나 되는 거대한 높이의 탱화로서 짜임새 있는 구도, 균형 잡힌 형태, 치밀한 선, 밝은 색채 등으로 17세기 중엽경의 제일가는 걸작이다.
전체적인 화면 구성은 석가모니불과 문수보살·보현보살 등 삼존불 위주의 구성이다. 「보살사괘불탱화」(1649년) 등 대부분의 조선조 영산회상도와는 다른 독특한 구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아마도 인근 지역인 곡성 도림사(道林寺) 괘불탱화의 삼존도와 비슷한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어쨌든 석가삼존상은 화면의 중심에 삼각형적으로 배치되어 화면을 압도하고 있다.
이 삼존불 아래에는 동 지국천왕(持國天王)과 남 증장천왕(增長天王) 등 사천왕 중 이천왕이 서 있다. 당당한 모습으로 크게 묘사되어 오존상처럼 보이게 한다. 이들 사이에는 예배단이 있고 그 위에 향로를 봉안하였다. 부처의 머리 좌우에는 앞의 오존상보다 현저히 작은 10대제자와 2구의 화신불(化身佛)이 배치되었는데 개성 있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그 좌우 상단에는 다문(多聞)과 광목(廣目) 등 사천왕이 배치되어 화면의 네 모서리를 사천왕이 지켜주는 구도로, 삼존상과 함께 이 불화의 구도를 특징지어주고 있다.
불·보살상들은 상당히 균형 잡힌 모습의 세련된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뾰족한 육계와 큼직한 계주 등은 물론, 둥근 얼굴에 작은 코와 입, 큼직한 눈, 도식적인 귀 등은 4년 앞서 제작된 「보살사괘불탱화」와 비슷한 수법이다.
석가모니불의 늘씬한 상체와 균형 잡힌 체구, 통견의 대의(大衣)의 옷깃과 구획선에 묘사된 치밀한 꽃무늬, 작고 둥근 옷 무늬 등은 역시 16세기 중엽경의 특징들과 흡사한 것이다. 좌우 보살상의 호화로운 장신구 치레나 광배 안의 꽃무늬, 화려한 꽃 장식 등에서도 역시 당시 보살들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점은 사천왕에도 그대로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불화의 독특한 면모는 밝고 화사하고 호화로운 색채로서, 이 당시 불화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