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릉몽환기」는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창작 연대는 1795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현재 6종의 이본이 전해진다. 조선의 두 선비가 중국 소상강을 유람하다가 꿈에 황릉묘를 방문하고 돌아온다는 내용의 몽유록(夢遊錄)이다. 「여와전」의 후편이라는 점에서, 「투색지연의」, 「여와전」과 파생형 연작 관계이다. 「투색지연의」와 「여와전」의 주요 내용은 역사적 여성 인물에 대한 비평이지만, 「황릉몽환기」는 몇몇 인물만 등장시켜 심회를 토로하는 전형적인 몽유록 양식을 따른다.
1책. 필사본. 몽유록(夢遊錄) 양식에 속하는 작품이다. 창작 연대는 1795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황릉몽환기」는 「여와전」의 후편인데, 「여와전」은 「투색지연의」에서 파생(派生)된 작품이다. 그러므로 「투색지연의」, 「여와전」, 「황릉몽환기」는 서로 파생형 연작(聯作) 관계이다.
현재 전해지는 이본은 총 6종으로, 국문 필사본 5종, 한문 필사본 1종이다. ① 강전섭 소장본 「황릉묘몽유록」. 국문 필사본으로, 「유한당언행록」과 한데 묶여 있다. ② 고려대학교 소장본 「황릉몽환기」. 국문 필사본으로, 책 표지에 ‘잡기휘집 경안재 수필(雜記彙集 慶安齋 手筆)’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충목공신도비명(忠穆公神道碑銘)」과 한데 묶여 있다. ③ 단국대학교 소장본 「게암겡암전」. 국문 필사본이다. ④ 성균관대학교 소장본 「황릉묘몽환기」. 국문 필사본으로, 「등왕각서」, 「비파행」과 한데 묶여 있다. ⑤ 성균관대학교 소장본 「경암게암젼」. 국문 필사본으로, 「황릉묘요얼탕평전」과 한데 묶여 있다. ⑥ 버클리대학교 소장본 「선유문답(船遊問答)」. 한문 필사본으로, 『 강도몽유록(江都夢遊錄)』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선유문답’이라는 제목 아래에 ‘황릉묘몽기(黃陵墓夢記)’가 병기되어 있다.
조선의 두 선비가 꿈에서 요(堯)임금의 딸이자 순(舜)임금의 비(妃)가 되었던 아황(娥皇) · 여영(女英),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비인 태사(太姒), 명(明)나라 효문공의 부인을 만나서, 역사적 평가 속에 가려진 인간으로서의 비애(悲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꿈에서 깬다는 내용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숭정(崇禎) 연간에 조선 영남의 선비 경암과 호서의 선비 계암은 대대로 명문의 후예지만, 일찍부터 같은 마을에 은둔하며 지기(知己)로서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두 선비는 함께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찾아갔는데, 아황 · 여영의 묘인 황릉묘에서 거문고와 옥소(玉簫)로 자신들의 심회(心懷)를 드러낸다.
경암이 계암의 곡조를 평하면서, “이비(二妃)가 순임금을 창오(蒼梧)에 따른 것과 소상(瀟湘)에서 절사한 것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하자, 계암은 ‘천고(千古)의 성인(聖人)’이라고 하며 이비의 덕을 높인다. 여기서 ‘이비’는 순임금의 비였던 아황 · 여영을 가리킨다.
이때 나타난 청의여동(靑衣女童)과 선녀의 인도로 두 선비는 황릉묘상선궁에서 이비인 아황 · 여영을 알현(謁見)하게 된다. 아황 · 여영이 두 선비에게 직언(直言)할 것을 권유하자, 두 선비는 자신의 생각이 선인(先人)들의 판단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직언으로 아뢰었다. 그러자 아황과 여영은 인간 세상에서 겪었던 비애를 이야기한다.
아황 · 여영은 시부모의 뜻을 얻지 못하고 시누이와 회우(悔尤)를 풀지 못하여, 자신이 비록 천자(天子)의 딸이지만 한갓 촌녀만 못한 신세였다고 한다. 양위 후에는 거친 옷[短褐布衣]을 입고 살면서 고초를 겪어 그 설움이 많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러고 나서 진짜 복이 많은 사람은 태임(太姙)의 며느리이자 문왕의 비인 태사라 한다. 그러나 태사에게도 슬픔이 있었다고 하면서, 태사가 7년 동안 유리성에서 생사가 정해지지 않았던 일을 이야기한다.
이때 한 부인이 나타나 자신의 곡절(曲折)을 이야기하면서, 인간 세상의 평가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개탄(慨歎, 慨嘆)한다. 이 부인은 명나라 성화(成化) 연간에 영관의 딸이자 효문공 유연의 부인이었고, 남편이 유배지에서 원통하게 죽자 자신도 그곳으로 찾아가 물에 빠져 죽었다. 뒤에 그 아들이 천자에게 아뢰어 부부의 효절(孝節)을 기리게 되었으나,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여승(女僧)이 되어 수월암에서 5년 동안 살다가 자식에게 돌아와 살았다고 말하니 탄식이 나온다고 한다.
그 사연을 들은 두 선비는 평소 괴이하게 여겼던 부분에 대해 곡절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때 진주 발이 일시에 내려지는 소리가 들리고, 두 선비는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나 보니, 두 선비는 술과 안주를 베고 졸았었던 것이었다.
이 작품은 여타의 몽유록처럼 몽유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겪을 수 없는 역사상의 인물들과 만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 흔히 단선적인 역사적 평가에 가려진 채로 있었던 역사 속의 인물들이 안고 있는 인간적인 비애를 드러냄으로써, 후대의 역사적 평가에 대한 재고(再考)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둘째, 주인공이 꿈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모두 역사 속의 여성으로서, 그들의 내면적 고뇌를 드러내어 여성주의적 시각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