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04쪽. 1937년 중앙인서관(中央印書館)에서 간행하였다. 『백조(白潮)』 동인인 박종화(朴鍾和)의 서문이 있고, 「유령(幽靈)의 나라로」·「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그림자를 나는 좇이다」·「어둔 넘어로」·「유령의 여울」 등 총 2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 대부분은 작자의 초기 시편들에 해당되는 ‘백조시대’의 것들이다. 정신적 단면으로 보면 이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체로 감상에 젖어 있거나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주조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언어사용의 기법에 있어서도 당시 한국 시단의 작품양상으로 볼 때 높은 수준이라 할 수는 없다. 흔히,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유령의 나라로」나 「월광으로 짠 병실」에서도 감상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직정적(直情的)인 감정의 노출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 한 묶음의 적은 시집이 넉넉히 장안의 지가(紙價)를 높일 것이다.”라고 한 박종화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이 시집은 당시 문단의 호평을 받지는 못하였다. 작자가 이 시집을 상재한 것은 지난날 그의 작품을 책으로 묶어내고자 한 일종의 회고 취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