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수필문학사(隨筆文學社)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철학적 수사의 성격을 띤 글로 인간성 자체의 근원에 착목하는 철학적 질문들을 생활 속의 절실한 문제들에서 찾아 해명하고자 하였다.
총 9장으로 나누어진 이 수필집은 선과 악, 사랑·인간공동체·사회정의·학문·자아의 발견 등 비교적 무거운 주제인 사회적·철학적 문제들을 포괄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날로 급변해가는 것이 현실의 한 측면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인간과 사회공동체의 본질 속에서 지속성과 불변성을 가지고 떠오르는 문제들 역시 현실의 또다른 측면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변화와 지속이라는 양면성을 가지는 일상적 삶을 통하여 자신의 고뇌하는 모습을 숨김없이 나타내었다. 이것은 물론 생활인의 내면심경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철학적 명상이 비로소 우리의 낯익은 삶 가운데 놓였음을 보이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가 의도한 대로 평범한 독자들로 하여금 현존재의 위치를 자성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자유분방한 문체와 연상법으로 독자의 의식을 확장시키며, 일상생활에 묻혀 인간으로서의 실존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들을 넓은 정신적 체험의 영역에로 이끌어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