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곤의측(閨坤儀則)』은 조선 후기 안동의 한 사가(私家)에서 집안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지은 여훈서(女訓書)로, 신원 미상의 저자가 자기 집안의 부녀자를 가르치기 위해 지은 책이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부부가 화순해야 가정과 나라와 천하가 다스려진다고 하여 가정 내의 주부 역할을 강조하였다.
편저자·간행년 미상의 한글 필사본으로 크기는 32.7㎝×20.1㎝이며, 안동(安東)에서 간행되었다.
부녀자들이 가정에서 지켜야 할 규범들을 기록한 책으로 한글본이다. 책의 첫머리와 끝부분에 저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서문과 발문이 있으나, 저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본서의 내용을 보면‚ 먼저 서문에서 “천지가 있은 후에 만물이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오륜이 있다.”고 하여 부부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음‚ 부부가 화순한 후에야 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일들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부부가 화순하고 집이 가지런해지는 것은 결국 부인의 역할에 달려있으며‚ 그것은 국가(國家)나 사가(私家)나 마찬가지라고 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본서에 기록된 규범의 항목들을 열거한 다음‚ 본서의 제목인 ‘규곤의측’의 의미를 설명하였다. 즉 ‘규’는 방문을 의미하고 ‘곤’은 문턱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규곤의측’은 곧 ‘방문 안의 거동과 법’이라는 뜻이라고 한 다음‚ 이것을 잘 배우고 행한다면 부덕(婦德)에 합하고 가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본문에서는 부녀자가 지켜야 할 규범들을 23개 조항으로 나누어 각 항목마다 해당 내용을 설명하였다. 23개 조항은 다음과 같다. (1) 마음 잡는 도리, (2) 얼굴 다스리는 도리, (3) 몸가짐 하는 도리, (4) 말하는 법도, (5) 부모와 함께 기거하는 도리, (6) 거처하는 법도, (7) 처자의 도리, (8) 시집갈 때의 법도, (9) 지아비 섬기는 법도, (10) 상례의 법, (11) 봉사하는 도리, (12) 동기 대접하는 도리, (13) 시집 식구 대접하는 도리, (14) 사친(친정부모) 대접하는 도리, (15) 손님 대접하는 도리, (16) 자식 기르는 법, (17) 아랫사람 거느리는 도리, (18) 내외 분별하는 도리, (19) 여공에 힘쓰는 법, (20) 음식 하는 법, (21) 의복 만드는 법, (22) 집안일 다스리는 법, (23) 무당·불교를 멀리하고 믿지 말 것, 그리고 끝 부분에 ‘홍부인계녀’를 첨부하였는데‚ 홍부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으며‚ 여기에도 가정에서 부녀자들이 지켜야 할 내용들이 실려 있다. 발문에서는 저자 자신이 노쇠한 몸으로 힘들게 이 글을 지었다는 내용을 기록한 다음‚ “내 집에 들어오는 사람은 이 규범들을 잘 지켜 행하라.”라고 하여 본서의 내용을 잘 준수할 것을 당부하였다. 이 내용을 볼 때‚ 본서는 한 개인이 자신의 가정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기록해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지역의 한 양반 가문 여성이 집안 부녀자들을 위해 쓴 교훈서로 조선후기 여성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