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와 간기(刊記)·서문 등이 없어 정확한 발간 경위를 알기는 어렵지만, 이황의 서신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이황의 학맥에서 작성한 것으로 짐작된다.
본서는 퇴계(退溪)이황(李滉: 1501∼1570)이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를 만들어 주자의 학문세계를 이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황의 핵심사상을 그의 서신을 통해 파악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따라서 맨 처음에는 이황이 서신을 주고받은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곧 자(字)·호(號)·출생지·관직 등이 실려있다. 그리고 간혹 중요한 인물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간단한 인물평도 함께 게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황과 사단칠정(四端七情) 논변을 벌였던 기대승(奇大升: 1527∼1572)에 대해서는 “뛰어난 재주와 훌륭한 논변은 지금 세상에 누구도 견주기 힘들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사출처(時事出處)」로 시작하는 『주자서절요』의 예를 따라, 첫 서신은 풍기군수(豊基郡守)로 있던 이황이 임금께 아뢰어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이 창건한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에 서적과 편액을 하사하도록 관찰사 심통원(沈通源)에게 부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신의 주제는 시사(時事)를 넘어 도학의 핵심적인 영역인 성리학(性理學)·경학(經學)·예학(禮學) 등을 망라하고 있다. 편차나 권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본서와 유사한 성격의 책으로는 이상정(李象靖: 1710∼1781)이 만든 『퇴계선생서절요(退溪先生書節要)』가 있다.
이황을 ‘조선의 주자’로 존숭하고 그의 서신을 통해 이황 학문세계의 핵심사상을 이해하려는 이황 학맥의 입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