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유고(東武遺藁)』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귀중본으로 소장되어 있었으나, 최근까지 그 존재를 알지 못하다가 1999년 자세한 역주와 함께 한글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동무유고』는 장과 절이 구분되지 않고 있는 소략한 필사본 초고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필사자와 필사 시기는 미상이다.
필사본 1책으로 장절 구분이 되어 있지 않고, 책 장의 순서가 차례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특이한 것으로 책 장 사이에 「동무자주(東武自註)」라는 글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는 초고본 성립 이후에 재삽입한 것으로 보인다. 『동무유고』는 세상에 통용되지 않고 있다가, 사후 100주년 즈음에 한글로 번역되면서 그 전모가 소개되었다.
이 책은 이제마(李濟馬: 1837∼1900)가 집필한 다양한 분야의 글들을 사후 문인들이 문집 간행을 위해 준비한 초고(草稿)이다. 장절(章節)구분이 없으며, 각각의 제목을 가진 독립적인 내용의 이제마 글들이 있고, 제목이 없는 글들도 다수 있다. 1999년 한글 번역본이 성립되면서, 제목을 새로 창작하여 분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글 번역본은 일본인들과 필담을 나눈 부분 등은 부록의 형태로, 내용의 흐름을 따라 순서를 바로 잡아 재구성하고 있다. 내용은 유학의 철학적 해석들에 대한 단편들이 있고, 향약계 발문·상소문·편지, 각 도의 풍속을 사상의학적 관점에서 기술한 글, 연해주 지방을 여행한 기록,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단편 기록들, 이제마의 글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외교에 대한 글, 시문 10수, 자식들에게 주는 경계의 글, 이제마 사후 고원군수(高原郡守) 시절에 은덕을 기리는 추사대(追思臺) 비문, 생몰기록과 가계(家系)를 나타낸 간략한 기록 등이 있다. 「제중신편(濟衆新編)」은 1940년에 간행된 『격치고(格致藁)』에 속해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며, 한글 번역본에서 새로 제정한 부록으로는 일본인들과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한 필담이 실려있다. 「동무자주」는 『동의수세보원』의 난해한 부분에 대한 이제마의 주석이 간략한 형태로 있다.
『동무유고』는 평소 모호했던 이제마의 행적에 대해서 알 수 있게 해주는 전기적 기록이 있으며, 이제마의 육성에 가까운 내용의 시와 잡문 등이 실려있어 동무 사상이 시작되고 발전되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 사상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주(自註)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사상의학 연구에 필요한 『동의수세보원』에 대한 주석이 존재하고 있는 점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