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가(明倫歌)』는 한말 우국지사였던 우당(于堂) 서재극(徐載克: 생몰연대 미상)이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내용으로 지은 교화서 성격의 한글가사에 이종대가 1932년 서언을 붙여 편집한 책이다.
1책 51장의 신식활자본으로 국한문혼용본이다. 책의 크기는 가로 세로가 25×17cm이고, 소장인은 ‘이상백인(李相佰印)’, ‘상백문고(想白文庫)’이다.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외에 국민대학교 성곡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 1935년 동광인쇄소(東光印刷所) 간행본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민대학교 성곡도서관 소장본의 판권지를 참고하면 간행시기가 1935년이고, 동광인쇄소(東光印刷所)에서 간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종대의 서문에 따르면, 서재극은 대대로 벼슬에 오른 서울 명문대가 출신으로 여러 군읍에서 벼슬살이를 하였으나 중년에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은거하였다. 그러던 중에 세태를 걱정하는 마음이 생겨 이 가사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이 가사가 서문에서도 인간의 도리에 있어 윤리도덕이라는 정의적 문명과 이용후생(利用厚生)이라는 물질적 문명이 조화되어야 사회와 민족의 장래가 밝아질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옛 도덕을 다시 권장하는 뜻에서 지었다고 하였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서언」, 「명륜가목록해셕(明倫歌目錄解釋)」, 「명륜간(明倫歌)」로 구성되었다. 「명륜가목록해셕」은 오륜의 발생과 조목의 형성 유래를 중국의 고사를 통해 설명하고 오륜과 삼강(三綱)의 조목을 나열한 것이다. 「명륜가」는 다시 ‘오륜삼강(五倫三綱)’, ‘뎨일장(第一章) 부자유친(父子有親)’, ‘뎨이장 군신유의(君臣有義)’, ‘뎨삼장 부부유별(夫婦有別)’, ‘뎨사장 장유유셔(長幼有序)’, ‘뎨오장 붕우유신(朋友有信)’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륜삼강’은 해당 가사가 총론에 해당한다는 의미에서 별도로 ‘총론가(總論歌)’라고 표제되어 있다. 본문은 순한글의 가사를 1면에 상하 2단으로 배치하고 한자어에 해당하는 단어는 해당 글자에 원점을 표시한 후에 상단에 한자를 표기해 두었다. 내용은 오륜의 다섯 가지 인간관계, 즉 부자·군신·부부·장유·붕우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권면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설명의 방식에 있어 ‘普通敎育 보통교육공부할제/ 學費所入不少 학비소입불소하다’(‘부자유친’ 중에서), ‘死生不關寃讐 사생불관원슈갓치/ 悖倫天常寒心 패륜텬상한심하고’(‘장유유서’ 중에서)와 같이 현실적이고 친근한 용어와 예시를 통해 당대의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삼강오륜이라는 전통적 윤리덕목의 소개와 권장이 본문 내용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20세기 초 신구세대 간의 갈등 양상과 유교사상 변천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으며, 현대국어의 1930년대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