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논쟁(湖洛論爭)에서 낙론(洛論)에 속했던 이재의 견해를 지지하고 호론(湖論)이던 한원진(韓元震, 1682∼1751)의 관점을 비판하고 있다.
서문과 발문이 없는 필사본으로 정확한 발간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낙론인 이재의 학맥에서 스승의 입장을 계승하기 위해 편집한 책으로 보인다.
본서의 구성을 보면, 권1에는 크게 이재의 입장을 존숭하는 「존문록(尊聞錄)」과 부록으로서 송나라 소희황제(紹熙皇帝)의 일을 언급한 「소희행예기(紹熙行禮記)」가 있다. 권2는 「기미포낙사(己未浦洛事)」로 한원진의 작호와 시호의 추증을 청원한 상소문과 관련해서 학자들 사이에 오고 간 서신과 통문, 비답 등의 글과 「정종어제하김매순서(正宗御製下金邁淳書)」 등을 수록하고 있다. 권3에는 「동리문답(東里問答)」‚ 「예의왕복(禮疑往復)」‚ 「경의왕복(經疑往復)」‚ 「어모설(禦侮說)」 등 이재의 문인들이 경학(經學)과 예학(禮學)에 대해 주고받은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사상적으로는 권1의 내용이 특히 중요하다. 권1에는 이재가 한원진을 비판하는 시(詩), 그리고 한원진이 호론의 입장에서 이재의 심성론에 대해 “인성(人性)의 선함이 금수(禽獸)와 같지 않고, 성인과 보통 사람의 마음이 같지 않음을 모른다.’라고 반박한 「제한천시발(題寒泉詩跋)」 등의 글이 있다. 그 뒤로 「남당시발변설(南塘詩跋辨說)」에서 박성원은 한원진이 반성할 줄 모르고 오만하게 당대 유종(儒宗)이던 스승 이재를 함부로 폄하했다고 비판하고 조목별로 반박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그리고 제목과 출처를 알 수 없고 본서의 목록에 「변설급성리설육조(辨說及性理說六條)」로 되어 있는 부분에서는 한원진을 체계적으로 비판하는 논설이 전개되고 있다.
『불이언(不易言)』은 조선후기 노론학계의 중심논쟁이었던 호락논쟁의 핵심 쟁점과 논리, 그리고 인물간의 평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즉 조선후기 사상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호락논쟁에 관련된 여러 사람의 글을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을 주장한 낙론에 중심을 두고서 정리한 글로서‚ 호락논쟁의 흐름과 초점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