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옹 성철이 선문의 돈오법(頓悟法)을 올바로 이해시키기 위하여 경론과 선서(善書) 60여권을 인용하여 총19장으로 펴낸 법어집이다. 즉 견성(見性)함이 곧 성불(成佛)이므로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직 화두를 참구하여 자나 깨나 한결 같이 화두의 의식 속에 있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도서출판 장경각에서 1981년에 성철스님 법어집 제2집 제2권으로 간행했다. 1990년에 3판을 발행하면서 원문과 번역을 추가하였고 평석(評釋)도 추가하였다. 2006년에는 이 저술의 제목을 풀어서『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선문정로-』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간행되었다.
선문의 바른 수행로를 제시한 길잡이인 『선문정로』는 서언과 19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언에 이어 (1) 견성이 곧 성불이다(見性卽佛), (2) 중생의 불성(衆生佛性), (3) 두 가지 번뇌 망상(煩惱妄想), (4) 가장 높은 바른 깨달음(無上正覺), (5) 남이 없는 법을 깨침(無生法忍), (6) 무념의 바른 종지(無念正宗), (7) 무심함을 보임함(保任無心), (8) 자나깨나 한결같음(寤寐一如), (9) 죽음 가운데서 살아남(死中得活), (10) 크고 둥근 거울같은 지혜(大圓鏡智), (11) 안팎이 환히 밝음(內外明徹), (12) 항상 고요하고 항상 비춤(常寂常照), (13) 이해적 깨달음과 점점 닦음(解悟漸修), (14) 부분적 깨뜨림과 부분적 증득(分破分證), (15) 많이 들음과 알음알이(多聞知解), (16) 남김없이 번뇌를 다 없앰(豁然漏盡), (17) 바른 안목을 가진 종사(正眼宗師), (18) 정(正)과 편(偏)의 현묘한 도리(玄要正偏), (19) 부처종자를 없앰(銷滅佛種)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문정로』는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한국불교계의 돈점논쟁을 촉발시킨 저술이라는 점에서 큰 불교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한국불교계 내부의 깨침과 깨달음에 대한 담론을 대중적인 영역으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