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발문 ()

불교
문헌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담묵의 『육조단경』 중간본에 덧붙인 발문.
정의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담묵의 『육조단경』 중간본에 덧붙인 발문.
개설

수선사(修禪社)의 수좌(首座)인 담묵(湛黙)이 중간한 『육조단경』에 지눌 선사가 덧붙인 발문이다.

편찬/발간 경위

1207년 12월 어느 날 수선사에서 수행하던 수좌 담묵이 계숭본(契嵩本) 『육조단경』을 가져와 세상에 널리 알리려 한다며 지눌에게 발문을 요청했다. 이에 지눌이 “이것은 내가 평생에 받들어 공부하는 귀감이다. 그대가 지금 중간하여 후세에 펴려 하니 내 마음에 매우 흐뭇하다”고 말하며 이 경전에 대한 한 가지 의문으로써 남양(南陽) 혜충국사(慧忠國師)의 비평을 소개하였다. 지눌은 혜충국사가 남방 불법의 병을 나무란 것은 무너진 기강을 다시 정비하고 성인의 뜻을 나타내어 갚을 수 없는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해명하였다. 그러므로 이 경을 간행하여 세상에 널리 전하여 큰 이익을 드러내기 위해서 발문을 적었다.

서지적 사항

활자본. 총 566자. 담묵이 간행한 초간본은 현존하지 않는다. 현재 고판본으로서는 (1)1207년(금나라 태화 7) 조계 지눌 발(跋), (2)1257년(고종 44) 회당 안기(晦堂安其) 간행 발, (3)1316년(원 연우(延祐) 병진) 소남옹(所南翁) 발, (4)1479년(성화 15) 백운산 병풍암(屛風庵) 중간, (5)1574년(만력 2) 조계 무주행은(無住行恩) 간행 발, (6)1703년(강희 42) 중화자태헌(中華子太憲) 발, (7)1883년(광서 9) 용명 봉기(龍明鳳機) 중간기 등이 있다.

모두 7차례의 간기가 있는 『육조단경』(延祐本)에는 지눌의 발문이 들어 있다. 구판 『한글대장경』153책, 「한국고승」3에도 이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1987년 보조사상연구원에서 펴낸『보조전서』에 이 글이 수록된 이래 김달진이 『보조국사전서』를 번역하면서 이 글을 우리말로 옮겼다.

내용

지눌은 발문을 요청한 담묵에게 『육조단경』에 대한 남양혜충국사의 비판을 먼저 소개한 후 자신이 혜충국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 그런 다음 담묵의 요청대로 두 이론을 회통하는 이치를 밝혔다.

먼저, 지눌은 “나는 이전에 이 경을 의지하여 마음으로 음미하면서 염증을 낼 줄 몰랐었다. 그리하여 그 조사의 좋은 방편의 뜻을 알았다. 무엇이냐 하면, 조사는 회양(懷讓)과 행사(行思) 등을 위해 은밀히 심인(心印)을 전하였고, 밖으로는 위거(韋據) 등 도인과 속인 천여 명을 위해 무상심지계(無上心地戒)를 설명하였다. 그러므로 한결같이 진리만 말하여 세속을 거슬려서도 안 되는 것이요, 또 한결같이 세속만 말하여 진리를 거슬려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은 남의 뜻을 따르고 반은 제가 증득한 것에 맞추어 진여가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요, 눈·귀·코 등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등의 말을 한 것이다”며 남양혜충의 비평을 제시하고 있다.

그 대강은 “도인이나 속인들로 하여금 먼저 제 몸의 보고 듣는 성품을 돌이켜보아 진여를 깨달은 뒤에 비로소 조사의 ‘몸과 마음이 일여(一如)하다’는 은밀한 뜻을 보게 하였을 뿐이다. 만일 그런 좋은 방편이 없이 바로 ‘몸과 마음이 일여하다’고만 말하면, 곧 몸의 생멸을 눈으로 보기 때문에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도 의혹이 생기겠거늘 하물며 천 명의 속인들이 어떻게 믿고 받들겠는가? 그것은 그 조사가 근기를 따라 끌어들이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지눌은 담묵에게 이러한 혜충국사의 깊은 뜻을 해명하면서 “우리 후손들은 그 은밀히 전한 뜻을 친히 받들지는 못하였으나 이 현전문(顯傳門)의 성실한 말에 의해 제 마음이 본래 부처임을 돌이켜보아 단상(斷常)에 떨어지지 않으면 허물을 떠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마음은 생멸하지 않는다 보고 몸에는 생멸이 있다고 보면, 법에 대해 두 가지 견해를 내는 것이니, 그것은 성상(性相)을 자세히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한 권의 신령한 글에 의해 뜻을 얻어 자세히 참구하면 아승기의 겁을 지나지 않고 보리를 빨리 증득할 것이다”고 설파하였다.

의의와 평가

『육조단경발문』의 짧은 글 속에 단경을 바라보는 지눌의 관점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아울러 이 글은『육조단경』에 대한 우리나라의 가장 오랜 현존 발문이라는 점에서 그 독자성이 있다.

참고문헌

「한국고승」3(『한글대장경』, 동국역경원)
『보조국사전서』(김달진, 고려원, 1987)
「법보단경과 보조」(이종익,『보조사상』2, 보조사상연구원,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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