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불교 ()

불교
문헌
일본학자 타카하시 토오루가 조선시대 불교통사를 중심으로 하여 1929년에 간행한 불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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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일본학자 타카하시 토오루가 조선시대 불교통사를 중심으로 하여 1929년에 간행한 불교서.
개설

일본인 학자 타카하시 토오루가 조선사상사대계(朝鮮思想史大系)의 기획 속에서 저술한 첫 문헌이다. 고대·중세 이래 한국사상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불교의 통사이며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편찬/발간 경위

조선총독부의 종교 촉탁으로 임명받은 타카하시 토오루는 경술국치 이후 조선 유생의 동향을 조사하기 위해 삼남지방을 돌아다니다 어느 의병장의 집 책상에 『퇴계집』이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조선 유학 연구를 결심하게 되었다. 아울러 조선 사고(史庫) 조사를 위해 오대산 월정사에 머물면서 그곳 승려들의 근면하고 바른 행동을 보고 감명을 받아 조선 불교 연구까지 다짐하게 되었다.

그 이후 도서촉탁을 역임하게 되면서 조선의 고문서와 규장각 도서를 정리하였다. 이 일을 계기로 정만조(鄭萬朝) 등과 함께 『조선도서해제(朝鮮圖書解題)』를 저술하였다. 그는 뒤에 「조선의 교화와 교정」이라는 논문을 작성하여 1919년동경제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곧이어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조선어학과에서 문학 제1강좌를 담당하는 교수가 되어 ‘조선문학사’와 ‘조선사상사’를 강의하였다.

이때 그는 『조선사상사대계』3부작(조선의 유학, 조선의 불교, 조선 특유의 종교) 중 첫 권인 조선유학과 조선불교에 대한 2파트(삼국·신라·고려불교, 이조불교) 중 첫 권인 이조불교, 그리고 조선 유학에 대한 3파트(신라·고려의 유학, 이조 이퇴계까지의 유학, 이퇴계 이후의 유학) 중 우선 총론격으로 「조선 유학사에서 주리 주기파의 발달」을 발표하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이조불교』는 고·중세 이래 조선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를 식민사관에 맞추어 저술한 저작이다.

서지적 사항

일본의 보문관(寶文館)에서 1929년에 『조선사상사대계』제1책으로 첫판을 간행하였으며,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복각판이 나왔다.

내용

『이조불교』의 목차는 제1편「국초의 불교」, 제2편「이조불교 제2기」, 제3편「이조불교 제3기」, 제4편「이조불교 여설」등 총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식민사관에 근거하여 제일 나중에 쓴 것이자 이 책의 결론 격에 해당하는「서문」에서 ‘엄밀히 말하면 한국의 사상 및 신앙사(불교사)는 전부 중국에 종속된다’고 한국사상의 실체를 명료히 정의하였다. 그러면서도 내용과 구성 면에서는 한국인의 사상 및 신앙사(불교사)에 중국과 다른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것은 원리로는 중국에의 종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불교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한국불교에서의 교리 발달은 다양한 학문을 겸하는 신라의 원효(元曉)와 화엄학을 으뜸으로 하는 의상(義湘)에서 그 정상에 이르렀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교리 발달의 독특성을 고려제관(諦觀)의 천태학까지 인정하였다. 이후 의천(義天)과 지눌(知訥)에 이르러서는 일시 교관(敎觀)을 드날리기는 했어도 중국 조사(祖師)의 교와 관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조선시대 불교에 대해서는 고려불교의 답습조차 힘든 상태여서 조선시대에 불교교리는 조금도 발전을 보지 못하였다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한편 조선시대에 대해서는 종교사의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비록 교리발달사의 측면에서 한국불교의 독특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구체적 종교사의 성쇠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자면 조선시대 불교는 오히려 가장 독특한 지위를 점한다고 해석하며, 따라서 일본의 불교연구자에게는 미지의 새로운 자료가 될 것임을 확신하였다.

의의와 평가

타카하시 토오루은 순수 종교의 입장에서 조선시대 불교의 사회적 기능의 변천과 종교현상 등을 서술하고 있지만 일제 식민사관에 입각하여 우리나라 불교를 바라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교를 근대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학자인 권상로의 『조선불교약사』(1917)와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1918)에 필적할만큼 풍부한 내용을 담은 『이조불교』를 집필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자못 크다.

『이조불교』는 한국불교사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였으며, 교리발달사와 교단사를 아울러 전개하는 문화사로서 불교사 연구방법론에 일정한 시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당시 한국 불교도에게 계몽적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였으며, 서술된 문체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문헌

「한일 불교연구에서 상호 인식의 문제」(고영섭,『한국불학사-대한시대편-』, 연기사, 2005)
「일본불교의 한국불교 인식」(김천학,『불교평론』9, 2001)
「역주자 해설」(조남호,『조선의 유학』, 소나무,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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