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복음전래사』의 원래 제목은 알 수 없다. 달레(Dallet, 1829∼1878)의 『한국천주교회사(Histoire de l'Eglise de Corée)』와 다블뤼(Daveluy, 安敦伊, 안토니오, 1818∼1866) 주교의 『조선 순교사 비망기(Notes de Mgr. Daveluy pour l'Histoire des Martyrs de Corée)』에, 한국 천주교회의 기원과 관련된 기록은 대부분 정약용이 남긴 『조선에 복음이 들어온 것에 관한 회상록(des mémoire sur l'introduction de l'Evangile en Corée)』에서 인용하였다고 기술하였다. 그러므로, 이 책의 이름을 편의상 『조선복음전래사』로 붙인 것이다. 다블뤼 주교가 조선교회 순교자의 자료를 수집하던 1856∼1862년 사이에 본서도 수집되었으나 1863년 주교관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그 사본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정약용은 1784년 한국 천주교회가 창설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지만 1801년 신유박해 때 배교하여 생명을 지켰다. 1818년강진에서 해배되어 고향인 경기도 광주의 마재[馬峴]로 돌아오자 전날의 배교 행위를 반성하고, 조선 땅에 천주교회가 창설되어 박해를 당하게 된 내력에 대하여 자신의 목격담을 이 책으로 남기게 되었다.
『조선복음전래사』는 주어사(走魚寺)·천진암(天眞菴)에서 이루어진 강학(講學), 정약용 형제에 대한 이벽(李檗, 1754∼1785)의 선상 설교, 이벽과 이가환(李家煥, 1742∼1801)의 토론, 권일신(權日身, 1742∼1791)의 입교와 최후에 관한 사항 등이 기록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내용들은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비롯하여 다산이 쓴 여러 개 묘지명의 내용과 일치한다. 그 때문에 혹자는 이 책이 별도의 단행본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묘지명들을 통칭(通稱)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조선복음전래사』는 조선 신자가 지은 최초의 한국천주교회사 통사(通史)에 해당되며 정확하고 간결한 것이 그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