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사론 ()

유교
문헌
경상북도 상주유학자 김치진이 서학의 교리를 조목별로 논박한 평론서. 척사론서.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의
경상북도 상주유학자 김치진이 서학의 교리를 조목별로 논박한 평론서. 척사론서.
개괄

저자의 생몰년과 경력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동사상산인(東士商山人)’으로 지칭한 것으로 보아 본관은 상주(尙州)이며‚ 내용 중에 스스로 ‘집사(執事)’라고 칭하면서 지식은 갖추고 있으나 지위는 높지 않다고 하였다. 본 책은 저자가 천주교 서적을 보고 이를 변척(辨斥)하기 위하여 조목별로 비판한 척사론서로, 서학의 교리를 비판하는 부분과 서학을 물리치기 위해 제시한 방책부분으로 양분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서문에 따르면, “서학이 들어온 지 오래되었으나, 국가에서 금지하여 선비들이 그 책을 보기 꺼려해서 그 설을 깊이 물리칠 수 없게 되었고, 서학이 사람을 현혹하는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교도에게 전서를 구해보고 그 문제점을 비판하게 되었다.”고 저술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있다.

서지적 사항

필사본. 1책(119장).「척사론목록」에 소개된 항목 중에 「변척성체종전(卞斥聖體終傳)」‚ 「자탄가(自歎歌)」 등은 본문에 누락되어 있고, 「斥邪論序」에 있는 ‘병진(丙辰)’의 필사연대는 본문 중에 1801년(순조 1) 신유박해(辛酉迫害)에 대한 언급과 1852년(壬子) 이후 청(淸)에서 전쟁이 빈발하며 1854년(甲寅)에 일본이 양선(洋船)의 공격을 받은 일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병진’은 1856년(철종 7)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본 책은 1856년 이후에 저술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

앞부분에 있는「동인문답(東人問答)」은 서교(西敎)를 배척한다는 말을 듣고 온 성교회(聖敎會) 사람과 나눈 대화를 수록한 내용이고‚ 「변척조성천지(卞斥造成天地)」는 천지(天地)는 리(理)와 기(氣)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 내용이고‚ 「변척천신마(卞斥天神魔)」는 천지귀신(天地鬼神)이 스스로 있다고 하지만, 이기(理氣)가 없으면 스스로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이고‚ 「변척사원행(卞斥四元行)」은 음양오행의 원리로 천지 만물의 이치를 설명한 내용이고‚ 「변척원조원죄(卞斥原祖原罪)」는 서학의 아담과 이브 및 원죄설에 대해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천당지옥고락상벌(卞斥天堂地獄苦樂賞罰)」은 천당과 지옥의 고락과 상벌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강생구매삼위일체(卞斥降生救贖三位一體)」는 예수의 탄생과 행적 및 삼위일체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인주보주(卞斥認主報主)」는 천주를 이해하고 천주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교리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신부교종(卞斥神父敎宗)」은 신부가 천주대신 죄를 용서하는 임무를 받았다는 교리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제사(卞祭祀)」는 유교의 제사를 옹호하는 내용이고, 「변사말(卞四末)」은 천당, 지옥, 심판 등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성사칠적(卞斥聖事七蹟)」는 예수가 행한 7가지 기적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이단(卞異端)」은 기존 이단과 아울러 비판하는 내용이고‚ 「변성독(卞聖櫝)」은 보목독(寶木櫝)-십자가, 납독(蠟櫝)-성인을 밀납으로 만들어 기도하는 것과, 해독(骸櫝)-성인과 성녀의 백골(白骨)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십계(卞十誡)」는 십계명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삼덕삼사삼구사추칠극십사애긍(卞斥三德三司三仇四樞七克十四哀矜)」은 믿음・소망・사랑의 삼덕 등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치명(卞致命)」은 예수가 죽음으로 모든 사람의 죄를 씻었다는 교리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군난(卞斥窘難)」은 서학을 금지하고 사람들을 죽이는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이고‚ 「변척애구(卞斥愛仇)」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교리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통회묵상명오(卞痛悔黙想明悟)」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묵상을 통해 깨닫는다는 것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혼배(卞婚配)」는 교회의 예수상 앞에서 결혼하는 의례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척과환(卞斥科宦)」은 과거시험을 거쳐 관직 생활하는 것에 대해 옹호하는 내용이고‚ 「변구령(卞救靈)」은 서학이 전도를 통해 영혼을 구제한다는 교지를 비판한 내용이고‚ 「변속배허전설(卞俗輩虛傳說)」은 서학에 의술, 농리(農理), 지리, 화식(貨殖), 문장, 환술(幻術) 등이 있다는 소문을 비판한 내용이고‚ 「변인개(卞因改)」는 처음에는 제물을 금지했다가, 나중에는 괜찮다고 주장을 바꾸는 일에 대해 비판한 내용이고, 「변사지배교(卞使之背敎)」는 위정자의 박해 행위가 잘못임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 있다.

뒷부분에 있는 「총론(總論)」에서는 서학의 수용이 곧 서양세력의 침입이 된다고 경고하였고‚ 「구폐론(救弊論)」에서는 벽이(闢異)의 근본은 흥학(興學)에 있음을 강조하였으며‚ 「척사십일조(斥邪十一條)」에서는 근본을 구하고‚ 무비(武備)에 힘쓰며‚ 사서(邪書)를 물리치기 위한 11개의 조목 중 중요한 것들을 적었다. 「명천학본지(明天學本旨)」에서는 학문을 부흥시키고 도리를 밝히는 것이 다스림의 근본임을 역설하였다.

의의와 평가

서학의 교리를 성리학의 학문적 논리로 비판하였다는 점에서 맹목적이고 피상적인 서학 비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따라서 19세기 서학과 유학의 논리를 학문적으로 비교 검토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참고문헌

『한국사 38』(국사편찬위원회,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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