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이 성학(聖學)을 체인(體認)하기를 바라고 바쳤던 장현광의 『우주요괄』과 공자의 수제자 안회(顔回)와 관련된 본인의 글인 『학안록』을 합쳐서 만든 책이다.
『우주요괄』이 누락된 채 장현광의 문집이 간행되자 제자 박길응은 누락된 『우주요괄』을 효종에게 올려 자기 스승의 고명한 학식과 독실한 실천을 알게 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1627년부터 편집해 오던 『학안록』이 완성되자 1655년 8월에 다시 임금께 올릴 때 『우주요괄』과 합간하게 된다.
『학안록』 마지막에 있는 「박길응지(朴吉應識)」에 따르면, “간성군(杆城郡)에서 출간하기 시작했으며, 글씨를 쓴 사람은 함인(咸璘)이고, 글씨를 새긴 사람은 소승(小僧) 육행(六行)·현계(玄桂)·초한(楚閑)이다.”라고 하였다.
겉표지가 『학안록』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우주요괄』과 『학안록』을 합친 저서이다. 우선 『우주요괄』의 서문에서 박길응은 “우주 안의 일은 곧 나의 일”이라고 했던 육구연(陸九淵, 1139-1192)의 말을 인용하여 스승 장현광의 『우주요괄』이 지어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자기 스승의 학문적 경지를 효종이 알게 하려는 목적으로 장현광이 지은 『우주요괄』과 「표제요어(標題要語)」를 바쳤던 것이다.
『우주요괄』은 10개의 첩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회진첩(會眞帖), 일원첩(一原帖), 부앙첩(俯仰帖), 중립첩(中立帖), 전통첩(傳統帖), 재도첩(載道帖), 경모첩(景慕帖), 방수첩(傍搜帖), 원취첩(遠取帖), 반궁첩(反躬帖) 등이다. 그 뒤에 나오는 「표제요어」는 마음을 주재하는 경(敬) 공부에 긴요한 말로 십이목(十二目)과 십목방촌지수법(十目方寸持守法) 등을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학안록』은 안자(顔子)로 불린 공자의 제자 안회를 배우려는 책이다. 북송의 정호(程顥, 10321085)가 스승인 주돈이(周敦頤, 10171073)에게 공자와 안자가 즐거워 한 일을 찾으라는 가르침을 받은 이래 성학에서는 안자가 성인 공자를 이해하는 통로가 되었다. 그래서 박길응의 서문을 이어 ‘안자를 배우는 것은 공자를 배우기 위한 것’이라는 허목(許穆)의 서문이 나오고, 그 뒤에는 심법(心法)으로 극기복례(克己復禮)를 강조한 「정심설(定心說)」 등이 이어진다.
『학안록』 본문은 총 1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 「안자의 입지(立志)」에서 시작해 19장 「안자의 시중(時中)」으로 끝나는데, 안자의 말을 인용하고 뒤이어 주자를 비롯한 선현의 해석을 첨부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대성(大聖) 공자의 제자 안자가 아성(亞聖)으로 평가받아 학자의 이상적인 모범으로 기억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