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불교계 고승, 석덕과 명현 학자들이 남긴 옛 문헌들을 낱낱이 발굴 수집하여 출간한 한국불교관계 학술자료를 총 집대성한 서물(瑞物)이다.
한국 불교학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한국불교전서』의 편찬 사업은 1970년 초부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과 불교문화연구소가 자료수집에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이들 자료를 토대로 1976년 12월 1일에 불교문화연구소에서는 먼저『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韓國佛敎撰述文獻總錄)』을 간행하였다. 이 목록을 기초로 하여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1896년)까지 한국인에 의해서 편찬되고, 저술된 자료를 총망라하는 것을 목표로 편찬 작업에 착수하였다. 편찬 초기에는 10책을 목표로 출간 계획을 세우고 1979년 1월 25일에 그 첫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어 1980년 5월까지「신라시대편」3권을 출간하였다.
「고려시대편」에서는 파손과 마멸이 심한 원고정리와 빈약한 자료수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특히 조직상의 문제로 인하여 지원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1981년부터는 체제를 개선하였다. 그동안 불교문화연구소에서 맡아오던 업무를 대학의 모든 출판을 담당하는 대학출판부로 이관하였으며, 대학출판부 내에 한국불교전서편찬실을 설치하여 독립시켰다. 그리고 한적(漢籍)을 판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여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고 편찬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전담반을 구성하여 실무를 맡게 하였다. 이와 동시에 기존의 불전간행위원회를 한국불교전서편찬위원회로 흡수 통합하고 1982년부터 1984년까지「고려시대편」3권을 출간하였다. 뒤이어 1989년 11월 25일에는「조선시대편」4권을 출간하였다.
하지만 계획된 제10권까지를 완간하였지만 미비한 점들이 적지 많았다. 그중에서도 미처 자료를 수집하지 못하여 수록에 빠진 것이나 전서 간행 이후 더 신빙성 있는 자료가 출현하여 부득이 새롭게 실어야 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수용하여 1992년 6월 25일에는 제11책을「보유편(補遺編)」으로 출간하였고, 1994년 1월 25일에는 제12책을「보유편」으로 간행하였다. 그리고 2004년 12월에는 보유편 제13책과 제14책을 간행하였다. 현재『한국불교전서』는 14책으로 마감되어 있다.
동국대학교 출판부에서는 1970년부터 사학계의 권위 있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자료의 수집·발굴, 심의고증을 거쳐 1989년에 본편 10책을 발간하였으며, 그후「보유편」 제11∼14책을 발간하였다.
「신라시대편」: 제1책에는 신라인으로 중국신라 유식학을 대성시킨 원측(圓測), 동아시아 대표적 불교사상가 원효(元曉)의 현존저술과 중국 현장(玄奘)의 고족(高足) 신방(神昉)의 저술이 들어 있다. 제2책에는 동아시아 화엄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의상(義湘)을 비롯하여 법위(法位)·경흥(憬興)·승장(勝莊)·현일(玄一)·의적(義寂)·표원(表員)·명효(明皛)·둔륜(遁倫)의 현존 저술이 실려 있다. 제3책에는 둔륜(遁倫)의『유가론기』외에도 인도 서역 구법승으로 알려진 혜초(慧超)를 비롯하여 불가사의(不可思議)·태현(太賢)·견등(見登)·순지(順之)의 현존 저술 및 최치원의 불교관계 문헌이 포함되어 있다.
「고려시대편」: 제4책에는 고려 정종과 광종대의 균여(均如), 혁련정(赫連挺), 제관(諦觀), 문종대의 의천(義天), 신종대의 보조 지눌(普照知訥)의 현존 문헌이 모두 실려 있다. 제5책에는 보조(普照)의 선맥(禪脈)을 이은 진각 혜심(眞覺慧諶)이 편록(編錄)한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30권을 해당부분에 맞춰 회편(會編)의 형태로 수록한 것이다.제6책에는 제4·5책의 문헌 외의 나머지 고려 불적(佛籍)이 다 수록했으며 여기에는 저자와 내용이 다양하고, 또 새로 발견된 유일본·희귀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조선시대편」: 제7책에는 조선 초기∼중기 사이에 활동한 자초(自超)·득통(得通)·지은(智訔)·설잠(雪岑, 金時習)·벽송(碧松)·보우(普雨)·휴정(休靜)의 현존 저술을 수록하였다. 제8책에는 조선 중기 불교계를 이끌어 온 선수(善修)·일선(一善)·해일(海一)·유정(惟政)·경헌(敬軒)·인오(印悟)·법견(法堅) 등 고승 22인의 문헌자료와 신유한(申維翰)이 편집한『송운대사분충서난록(松雲大師奮忠紓難錄)』등이 수록되어 있다. 제9책에는 조선 중·후기에 학문과 수도에 전념해 온 대지(大智)·책헌(策憲)·명연(明衍)·도안(道安)·명찰(明察)·명안(明眼)·쾌선(快善) 등 고승 27인의 현존 저술이 실려 있다. 제10책에는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끝내 불교의 명맥을 유지해 온 최눌(最吶)·홍유(弘有)·채영(采永)·혜심(譓諶)·팔관(捌關)·유일(有一)·정약용(丁若鏞)·긍선(亘璇)·각안(覺岸)·홍기(洪基) 등 고승과 학자 32인의 현존 저술이 수록되어 있다.
「보유편」: 제11책에는 본편 10책에 수록하지 못한 새 자료를 모아 신라·고려·조선 3기로 분류하고 보유한 다음 수집된 구한말의 자료도 일부 정리하였다.제12책에는 제11책에 수록하지 못한 새 자료를 모아 시대별로 분류하였으며, 수집 가능한 구한말의 불교문헌들도 정리했다. 제13·14책에 수록된『유가론기』는『송장유진(宋藏遺珍)』본에서 발견한 송대의 목판본으로서『신수장경』수록본보다 정확성에서 앞선다. 더욱이 자구의 차이가 많을 뿐 아니라, 본『기』에 해당되는 원문을 표시하고 있어『유가사지론』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2007년 동국대학교는 문화관광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국책연구기관인 불교문화연구원 산하에 ‘한국불교전서역주사업단’을 두고 2014년까지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불교전서』편찬은 고려의천의『교장(敎藏)』간행 이후 최대의 불사(佛事)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전서는 한국불교 역사를 총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1차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특히, 원자료 가운데 읽기 힘든 초서를 전문가들의 탈초를 통해 편찬해냈다는 점과 개인 소장가들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수록하였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학이 불교학에 크게 힘입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전서의 편찬은 한국불교학 연구를 넘어 한국학 연구의 철학적 기반을 이루고 있다고 품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