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서명은『ᄉᆞ과지남(辭課指南)』이다.『사과지남』은 당시의 다른 한국어 문법서와 달리 문법 형태만을 대상으로 기술하고 있다. 한국어 문법 체계를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의 한국어 학습을 돕기 위한 성격을 띠고 있다.
게일(James S. Gale)은 1888년에 캐나다 토론토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한국에 건너와서 기일(奇一)이라는 이름으로 선교활동을 하는 한편『한영사전』을 편찬하고 『사과지남』을 저술하였다.『사과지남』은 1894년에 서울에서 초판이 출간되었고, 1916년 개정판이 역시 서울에서 출판되었다. 개정판은 초판을 근거로 하여 자료를 수집,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자료의 분류를 좀 더 체계화하였고, 그 용법의 설명도 더 상세히 하였다.
『사과지남』은 전반부의 문법부와 후반부의 회화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회화부는 한국의 생활과 풍습을 익히는데 필요한 문장들을 모아놓았다. 이 책은 용언의 각종 어미에 대하여 구어형과 문어형을 구분하여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초판은 언해 문헌에서 용언의 활용 어미를 추출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그에 해당하는 구어형을 모아서 대조시켜 놓았다. 개정판은 문어형과 구어형을 함께 해설하였으나 문어형은 그것이 문어임을 일일이 표시하였다.
이 책을 통해 게일은 가능한 한 많은 어미의 용법을 설명하려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형태소 분석에 있어서나 문법적 제약을 설명함에 있어서 허술하거나 잘못된 곳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종결어미로 ‘-다’와 함께 ‘-타’를 분석하고 있다. 즉 ‘됴타’를 ‘둏+다’로 분석하지 않고 ‘됴+타’로 분석한 것이다. 또한 각 종결어미에 있어서 존대 등분의 표시가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사과지남』에서 게일이 종결어미와 연결어미를 220여 개나 모아서 그 의미와 문법적 제약 등의 쓰임을 설명한 것은 맨 처음 시도한 독자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책에서 문법적인 안목과 설명의 시각은 첫째 여러 문법 형태를 기술하는 데 힘썼다는 점, 둘째 의미를 밝히려고 한 점, 셋째로 그것의 쓰임에 있어서 문법적 제약을 설명하고자 한 점 등이 국내 학자의 것과 다르다. 게일과 같은 용법 중심의 한국어 문법 연구의 전통은 오늘날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치기 위한 교재의 편찬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