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라 함은 주요 구조부가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목구조 방식으로 건축된 건축물로서, 한식 기와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전통적인 외관을 갖춘 건축물 및 그 부속시설을 말한다. 한옥보존지구는 이러한 한옥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지역을 가리킨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또는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민속마을 등으로 지정된 전통한옥마을도 넓은 의미에서 한옥보존지구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한옥보존지구라는 용어는 역사경관의 관점에서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으나 현재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또는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일상적인 한옥주거지를 가리킨다.
도시의 한옥보존지구의 한옥은 조선시대와 근대초기에 지어진 전통한옥과 근대에 지어진 도시한옥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시대와 근대초기에 지어진 전통한옥 중에는 학술적, 예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옥도 있다. 사랑채와 안채, 행랑채와 사당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으며, 원형을 그대로 보전하는 범위에서 현재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소한도의 변경만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도시한옥은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 서울 · 대구 · 전주 등의 도시지역에 집장수들에 의하여 건설된 한옥이다. 도심의 대형필지가 중소 규모의 필지로 분할되고, 그 위에 근대적 성격을 갖는 한옥주거지가 조성되었다. 서울의 보문동이나 전주의 교동과 같이 도시주변에 개발된 근대 주거지에 건설회사나 집장사들에 의하여 대규모로 건설되기도 했다. 전통한옥의 연장선상에서 평면이 개량되고, 유리와 함석 등과 같은 새로운 재료가 사용되었다. 목재상에 의해 공급된 표준화된 목재가 사용되었으며, 분양 방식에 의하여 공급된 근대도시주택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이러한 도시한옥에 의하여 형성된 역사도시 경관의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지방단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지역 단위의 한옥보존을 위하여 힘을 모으게 되었다. 대표적인 한옥보존지구로 서울의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을 들 수 있다.
서울의 북촌은 조선시대부터 대표적인 전통주거지였으며, 근대에 형성된 도시 한옥주거지와 더불어 1960년대까지도 한옥주거지로서의 역사경관이 잘 보존되어 왔다. 그러나 1970년대에 강남개발과 함께 경기고등학교 등 명문학교가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주거지로서의 위상이 격하되기 시작했으며, 휘문고등학교가 이전한 자리에는 15층 규모의 현대사옥이 들어서고 창덕여자고등학교가 이전한 자리에는 대규모의 헌법재판소가 들어서는 등 한옥경관이 크게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한옥보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76년에 북촌지역을 민속경관지역으로 지정하였다가, 1983년에 제4종 집단미관지구로 지정함으로써 본격적인 한옥보존정책이 시작되었다. 1985년 당시 북촌지역의 전체한옥 수는 1,518동으로 전체 건물의 55.1%에 이르렀다. 그러나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1991년에는 1층으로 규제하던 주택의 건물 높이를 10미터로 완화하였고, 다시 1994년에는 16미터 5층 이하로 완화하였다. 그 결과 한옥이 빠른 속도로 멸실되고, 그 자리에 다세대주택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한옥의 숫자도 1990년에는 1,242동, 1999년에 1,056동으로 줄어들면서, 급기야 북촌 전체 건물 가운데 한옥이 46%에 불과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한옥마을로서의 정체성이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서울시는 1999년 주민조직인 (사)종로북촌가꾸기회의 요구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을 중심으로 북촌가꾸기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북촌가꾸기사업’이 시작되면서, 처음 5년 동안 12채의 한옥이 멸실되었을 뿐 대부분의 한옥이 보존되었다. 북촌한옥주거지의 역사경관과 한옥을 보존하기 위하여,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도모하는 한옥등록제를 시행하고, 한옥의 외관을 보존하되 그 내부는 현대적인 생활에 맞도록 고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주민들에게 한옥 수선비의 일부를 지원하였다. 2010년 현재까지 340여 채가 한옥 수선비를 지원받아 새로운 한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한옥골목길 정비사업을 통하여 서울의 역사경관을 잘 보존한 한옥보존지구로서 관리되고 있다. 가회동 31번지와 33번지, 가회동 11번지 등의 도시한옥주거지는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으로, 아름다운 한옥골목길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현재 북촌한옥마을은 1종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이 계획과 지침에 따라 한옥보존지구로서 보존되고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율곡로와 삼청공원으로 둘러싸인 북촌지역의 연면적은 1,076,302㎡로, 역사문화미관지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2개의 행정동(가회동 · 삼청동)과 10개의 법정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0년 현재 1,000여 채의 한옥이 보존되어 있다.
한국의 주택은 지난 20세기 백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960년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한옥에서 양옥으로 바뀌었으며, 다시 도시로의 인구집중과 고밀화로 인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빠르게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옥보존지구가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기성주거지가 단지규모로 재개발되면서, 도시의 골목이 없어지고 삶의 기억이 지워지고 주택형태도 서구식 아파트로 획일화되고 있다. 한옥은 주거다양성의 측면에서 우리 주거의 정체성을 증거하고 있는 소중한 건축유형이며, 한옥보존지구는 도시의 일상과 장소성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박물관과도 같은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