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곳곳에서는 각기 특징적인 형태의 수혈주거지가 만들어졌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 중부지역에서는 평면의 형태가 방형이나 장방형을 이루며 한 편에 출입시설이 달린 주거지가 크게 유행하였다.
출입시설의 형태는 2가지로 나뉘어서 단순하게 방형(장방형)의 돌출부가 달린 부류〔凸字形〕와 좁은 통로로 연결된 방형의 출입부가 달린 부류〔呂字形〕가 있다. 양자의 관계에 대해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로 보는 견해, 주거지 폐기 이후 삭평에 따른 결과의 차이로 보는 견해가 양립하고 있다. 주공간의 형태는 방형, 장방형 이외에 오각형과 육각형 등의 변이가 있다.
철자모양집자리가 분포하는 지역은 이른바 중도식(中島式)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가 유행한 지역과 거의 중첩된다. 중도식 경질무문토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연해주지역의 끌로노프카문화를 주목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도 출입시설이 부가된 철자모양집자리가 확인되고 있다. 철자모양집자리와 여자(呂字)모양집자리는 별개의 형식이라기보다는 원래 여자모양의 평면구조를 갖춘 주거지가 폐기된 이후 인공적, 자연적 삭평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바닥면이 높은 출입부가 더 삭평되면서 철자모양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철자모양집자리의 내부구조는 화덕과 외줄구들, 그리고 벽구와 벽체로 구성된다. 벽체는 수많은 나무를 세워서 벽과 기둥의 역할을 겸하게 만든 구조인데, 방형 평면에 4개의 기둥을 세워 지붕을 만드는 4주식 주거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이다. 내부에서는 중도식 경질무문토기와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가 출토되며 일부 늦은 시기의 주거지에서는 백제토기가 출토된다. 따라서 철자모양집자리는 원삼국-한성백제기에 한반도 중부지역에서 성행한 주거양식인 셈이다.
철자모양집자리 중에는 주공간의 구조가 평면 육각형을 띠면서 출입구 반대쪽 벽에 흙이나 돌을 이용하여 만든 외줄구들(쪽구들)이 달린 것들이 일정한 지역적 범위 내에서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그 범위는 서울 · 경기도를 중심으로 하며 일부 강원도 영서지역와 충청남도, 충청북도에서도 나타나기는 하지만 매우 분산적이다. 한편 강원도 영동지역에서는 외줄구들과 육각형 주거지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지역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철자모양집자리와 중도식 경질무문토기의 분포양상은 원삼국-삼국시대에 한반도 중부지역이 주거문화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주공간의 평면이 육각형을 띠는 지역형이 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곧 동예(예족: 강원도 영동), 한성백제(서울 · 경기도)의 분포권역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