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판본이 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이 밖에 숭실대학교 기독교박물관에 목판본 한 점이 더 있다. 우리나라 전국의 지리 정보에 더하여 각지의 주요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병기한 한 장짜리 목판본 소축척 전국지도이다. 상단에 지도 제목과 노정기(路程記)를 싣고 그 아래로 지도를 수록했다.
지도의 전체적인 윤곽은『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동람도」의 도별도의 영향을 받았으나, 한성(漢城)을 강조하여 도성(서울)의 윤곽과 그 안팎의 주요 지명을 상세히 수록한 점이 특색이다.
김수홍이 1666년에 목판본으로 제작한 일종의 세계지도인「천하고금대총편람도(天下古今大摠便覽圖)」와 같이, 지도 상단에 지도의 제목을 싣고 그 아래에 노정기 형식으로 대표적인 지지 정보를 수록했다. 먼저, 조선 팔도에 330개 고을이 있음을 기록한 뒤 경기도·충청도·황해도·강원도·전라도·경상도·평안도·함경도의 순으로 각 감영으로부터 도성까지의 거리 등을 일정과 리수로 기록했다. 아울러 지도 왼쪽에는 우리나라의 역사 개관에 이어 지도에 기재한 정보의 종류를 정리한 발문을 배치하였다.
김수홍은 발문에서 각도의 고을 이름이나 산천의 형세 등은 당시 유행하던 지도를 베꼈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토의 윤곽이나 하천의 유로 등이 대체로『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동람도」의 도별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에서 사실에 부합한다. 압록강과 두만강의 유로를 동서 방향의 직선 정도로 표현하는 데 그치고, 이에 따라 평안도와 함경도가 남북으로 심하게 압축된 모양을 띠게 된 모습 등에서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성을 축척과 관계없이 크게 강조하여 서울의 상세 지리 정보를 부각시킨 것이 이전의 지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이다. 즉,「동람도」를 비롯한 이전 지도들과 같이 도성이라는 지명만을 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성의 윤곽을 직접 그리고 그 속에 사대문과 경복궁·창덕궁·창경궁·종묘(宗廟)·육조(六曹)·사직(社稷) 등을 표기했으며, 도성 밖으로도 경기감영(京畿監營)·동관왕묘(東關王廟)·남관왕묘(南關王廟) 등을 표시했다. 이러한 특색은 조선 후기의 회화식 고을지도에서 읍치를 강조하여 내부의 주요 건물의 배치까지 상세히 묘사한 점과 궤를 같이 한다.
아울러 중요한 자연지명이나 인문지명만을 기재하던 당시까지의 지도와 달리 해당 지역의 중요 인물을 선택하여 기재한 점이 독특하다. 즉, 지리지의 영역에서 취급하던 인물 정보를 지도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 이 지도의 중요한 특색이다. 도덕이 높은 사람, 경서에 밝은 사람, 충효와 절의가 있는 사람, 문장이 뛰어난 사람, 신비한 행적이 있는 사람 등의 행적을 태어난 곳이나 죽은 곳, 또는 관향에 표기했다. 예컨대 한산도에는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곳이라는 내용이 표기되어 있다.
서울의 지리 정보를 강조하기 위해 지면을 넓게 쓰고, 전국 각지에 지리 정보 이외에 인물 정보까지 수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문제를 노출하였다. 먼저, 경기도·충청도·강원도 지역의 지도가 전반적으로 왜곡되었다. 다음으로, 각지의 하천 유로는 그 곳에 대한 주기를 달기 위해 바르게 표시하지 못하여 군현의 위치도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지도는 지도에 역사적인 기록을 첨가하여 각 지역의 지리정보와 함께 해당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병기해 기록함으로써 새로운 지도의 영역을 만들어냈다.
한편, 울릉도와 그 위에 우산도(于山島)를 함께 그려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