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천내군 승전리는 송전만으로 흘러가는 전탄강을 따라 남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덕골천과 합치는 곳에 있다. 승전리의 동쪽에 솟아 있는 굴봉이 덕골천 강변 가까이에 이르러 높아지면서 이루는 두 개의 봉우리를 마안봉식으로 둘러막은 고려 시대의 석성이다. 규모는 작으나 서쪽산 넘어 덕지강 유역의 애수진성과 함께 원산만 쪽에서 서해안으로 통하는 주요 교통로를 지키던 성으로 북한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 보존급 제346호로 지정해 놓고 있다.
이 성은 평면이 장방형이며 둘레가 약 500m이다.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으며 남, 북 성벽에 문터가 하나씩 남아 있다. 성벽은 두께 15㎝ 안팎의 납작한 석회암판돌로 양면 축조 방법으로 쌓았으며 성심에는 굵직굵직한 막돌과 작은 돌을 섞어 채워 넣었다. 현재 성벽의 안쪽 높이는 5.2m 가량 되고 성벽 바깥쪽 높이는 8m 안팎이다. 성벽 위의 너비는 3.5m 정도이다.
운림진성은 수구문 대신에 성벽의 일정한 구간마다 물빼기 구멍들을 낸 것이 특이하다. 장대터로 추측되는 176.6고지와 그 동쪽 고지, 그리고 남문 안쪽과 북문 바깥쪽에는 집터들이 있다. 지금도 고려시대의 기와들이 수없이 널려 있으며, 북문 바깥에는 고려시대의 무덤들도 많다.
덕지강 유역의 애수진성과 함께 원산만쪽에서 서해안으로 통하는 주요 교통로를 지키던 성으로서, 비록 규모는 작으나 그 보존 상태가 좋아 고려 시대의 축성 기술을 잘 보여주는 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