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기봉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쌍천기봉」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연작 소설로 이현 가문 1~2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후 이현 가문 3~4대의 이야기를 다룬 「이씨세대록」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남녀 이합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기봉류 소설이며, 명나라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락제의 즉위와 재위 과정 중에 이현의 부침이 맞물리면서, 이씨 가문의 재정립 서사가 이루어진다. 이후 「이씨세대록」에서는 혼인과 정치적 관계가 맞물리는 과정이 반복되며 이씨 가문의 영화를 보여 준다.

정의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국문 필사본(筆寫本). 18권 18책과 19권 19책의 두 종류가 있는데, 전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이고 후자는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이다.

내용

이 작품은 「이씨세대록」 · 「이씨후대인봉쌍계록(李氏後代麟鳳雙界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부작으로 된 주2의 첫 번째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주3 연간(年間)에 이명과 그의 부인 진씨의 사이에서 아들 이현이 태어난다. 그러나 이명이 주5의 기생(妓生)에게 현혹(眩惑)되어 부인 진씨를 내쫓는 바람에, 이현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객지(客地)에서 태어난다. 뛰어난 인물로 자라난 이현을 본 유 처사(處士)는 이현에게 자신의 딸과 결혼하길 청하고, 신랑 신부가 어려서 쌍천(雙釧)을 교환하였다. 장성(長成)한 이현은 연왕(燕王)과 친교(親交)를 맺는다.

한편, 아버지 유 처사의 사망 후 계모에게 핍박받던 유 소저(小姐)는 남장하고 피신하다 이현을 만난다. 유 소저는 남편에게 권하여 주 소저를 맞이하고, 주 소저와 의좋게 지낸다. 유 소저는 이관성 · 이한성 · 이연성을 낳는다.

이관성이 장성하여 정연의 딸과 결혼하나, 정연의 딸은 여환 남매에게 계략에 해를 입는다. 이한성은 설경수의 3녀와 결혼하고 이연성은 청길의 딸과 혼인한다. 이관성의 장자(長子) 이몽현은 장세걸의 딸과 약혼하나, 황태후가 이몽현을 계양공주의 부마(駙馬)로 삼으면서 혼인 갈등이 일어난다. 차자(次子) 이몽창은 상 시랑(侍郞)의 딸과 결혼하나, 상 시랑의 딸이 병으로 죽는다. 이몽창은 주20 중 소 상서(尙書)의 딸 소월혜에게 반해, 부모의 허락 없이 소월혜와 결혼한다. 셋째 아들 이몽원은 최문상의 딸과 혼인한다.

이관성의 4자 이몽상과 5자 이몽필이 장원급제(壯元及第)한다. 한편 북 흉노(匈奴)가 중원(中原)을 침략하자 이관성이 대원수(大元帥), 이몽현이 부원수(副元帥)로 참전(參戰)하고, 이한성과 이연성이 북대원수와 부원수가 되어 출전하지만, 이한성이 전사(戰死)한다. 이연성이 호군을 격퇴하고, 이관성이 황제를 구출한다. 전사한 이한성이 이관성의 꿈에 나타나 인간 윤회(輪廻)의 설화(說話)를 서술한 책을 주고, 이관성에게 자기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이에 이관성이 자신의 전신(前身)이 삼국시대 제갈공명(諸葛孔明)이고, 장자 이몽현은 주34, 차자 이몽창은 위연, 3자 이몽원은 마숙, 4자 이몽상은 왕평, 5자 이몽필이 마대라는 것을 알고 인간 윤회의 업보(業報)를 깨닫는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에서 이 승상(丞相)은 인연을 맺을 때 한 쌍의 팔찌를 신물(信物)로 삼았는데, 도중에 잃어버린다. 그러나 손자 대에 다시 돌아온 팔찌를 결연(結緣)의 신표(信標)로 삼았기 때문에 소설 제목이 ‘쌍천기봉’으로 되었다.

「쌍천기봉」은 이씨 집안의 가문과 그 인척(姻戚)들을 주축(主軸)으로 하여, 능력 있고 양심적인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는 왕족이나 지도 계층이 백성의 안녕(安寧)과 복지를 맡아서 돌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 있고 양심적인 인물들의 등장은 사회를 혼란 속으로 몰고 가는 모순된 정치 풍토(政治風土)에 대한 반성의 촉진제(促進劑)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여성 수난담이 많이 보인다. 가문에서 쫓겨난 여성들이 겪는 주45 · 주46 · 주47은 집 밖으로 쫓겨난 여성들이 겪는 길 위에서의 수난이다. 이들이 길 위에서 겪는 수난은 모두 남편 및 가문 · 국가 권력과 관련이 있다. 이는 개인의 행복이 국가의 권력에 달려 있고, 남편이 처신(處身)을 잘못했을 때 고난을 겪는 것은 여성임을 보여 준다.

남녀 인물들 간에 보이는 성적 욕망에서는 남성과 여성에 대해 상반(相反)된 시각을 보여 준다. 여성의 성적 욕망을 퇴치의 대상으로 여김으로써, 여성의 정절(貞節)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계양공주와 일반 사대부(士大夫) 가문의 남성인 이몽현의 혼인으로 인해 생기는 혼인담이다. 계양공주와 이몽현이 혼인하게 됨으로써, 계양공주에 앞서 혼인을 약속했던 장옥경이 퇴혼(退婚)을 당한다. 계양공주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이후 정실(正室)이 된 계양공주는 재실(再室)이 된 장옥경과 지기(知己)의 관계이자 연대 관계를 맺는다. 즉, 여성들이 겪는 불화와 갈등의 관계에서 불평등한 관계에 처한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남성 중심의 혼인 담론(談論)이 바뀌었음을 보여 준다.

이 작품에서는 여성들의 활동이 부각된다. 주57만을 미덕(美德)으로 삼던 시대에, 여성들이 생활 일선(一線)에 나타나는 것은 당시 사회가 그만큼 변모(變貌)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일부 신진(新進) 사류(士類)들이 나름대로 꿈꾸던 이상적(理想的) 구도의 일환(一環)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쌍천기봉」은 조선 후기 사회의 교류가 내외적으로 활발해지고 견문(見聞)의 폭이 넓어지는 가운데, 한 붕당(朋黨)이나 가문이 자기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여 골몰(汨沒)하는 비합리적(非合理的)인 인사 처리에 대해 각성(覺醒)하는 태도를 보여 주기도 한다.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극받으면서도 새로운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족 유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이들은 여러 역경을 겪으면서 스스로 역경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자기 발전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공생(共生)을 강조하며 사회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형성한다.

참고문헌

원전

『쌍쳔긔봉(雙釧奇逢)』(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
『쌍천기봉』(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단행본

장시광 옮김, 『(팔찌의 인연) 쌍천기봉 1』(이담 Books, 2017)

논문

김기동, 「쌍천기봉과 이씨세대록: 이조연작소설연구(3)」(『김성배박사회갑논문집』, 1977)
김진세, 「쌍천기봉연구」(『관악어문연구』 1,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76)
김탁환, 「쌍천기봉의 창작방법연구」(『관악어문연구』 18,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93)
이선형, 「<쌍천기봉>·<이씨세대록> 인물의 성장 의미」(국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1)
장시광, 「<쌍천기봉> 여성수난담의 특징과 그 의미」(『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21,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0)
탁원정, 「연작형 국문장편소설의 공간 구성과 그 의미 -<쌍천기봉> 연작을 중심으로-」(『古典文學硏究』 45, 한국고전문학회, 2014)
탁원정, 「〈쌍천기봉〉에 나타난 여성연대와 자기표현」(『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3,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6)
주석
주1

손으로 써서 만든 책. 우리말샘

주2

여러 작가가 나누어 쓴 것을 하나로 만들거나 한 작가가 같은 주인공의 단편 소설을 여러 편 써서 하나로 만든 소설. 우리말샘

주3

중국 명나라 성조의 연호(1403~1424). 우리말샘

주4

어느 왕이 왕위에 있는 동안. 우리말샘

주5

중국 장쑤성(江蘇省) 서남쪽에 있는 도시. 양쯔강(揚子江) 하류 연안에 있는 수륙 교통의 요충지이며, 역대 왕조의 도읍지로 명승고적이 많다. 1928년에 국민당(國民黨) 정부의 수도가 된 후에 중국의 정치, 군사, 문화, 교육의 중심지가 되었다. 기계, 화학, 철강 공업이 발달하였다. 장쑤성의 성도(省都)이다. ⇒규범 표기는 ‘난징’이다. 우리말샘

주6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우리말샘

주7

정신을 빼앗겨 하여야 할 바를 잊어버림. 또는 그렇게 되게 함. 우리말샘

주8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임시로 있는 곳. 우리말샘

주9

예전에,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초야에 묻혀 살던 선비. 우리말샘

주11

자라서 어른이 됨. 우리말샘

주12

친밀하게 사귐. 또는 그런 교분. 우리말샘

주14

‘아가씨’를 한문 투로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6

둘 이상의 아들 가운데 맏이가 되는 아들. 우리말샘

주17

임금의 사위. 우리말샘

주18

둘째 아들. 우리말샘

주19

옛 중국의 벼슬 이름. 진나라와 한나라 때에는 낭중령(郎中令)의 속관(屬官)으로 궁문을 지키는 일을 맡아보았고, 당나라 때에는 중서성과 문하성의 실질적 장관이었으며, 그 이후에는 육부의 차관이었다. 우리말샘

주20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달램. 우리말샘

주21

중국의 진나라 이래 천자와 신하 사이에 오가는 문서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벼슬. 이 벼슬이 점차 높아져서 당나라와 송나라 때에 중앙 정부의 수위(首位)에 앉아 육부의 장관이 되었다가 뒤에는 중앙 정부의 장관이 되었다. 우리말샘

주22

과거에서, 갑과의 첫째로 뽑히던 일. 우리말샘

주23

중국의 이민족인 오호(五胡) 가운데 진(秦)나라ㆍ한(漢)나라 때에 몽골고원에서 활약하던 기마 민족. 기원전 3세기 말에, 묵돌 선우가 모든 부족을 통일하여 북아시아 최초의 유목 국가를 건설하고, 최성기(最盛期)를 맞이하였으나, 한나라 무제의 잦은 침공으로 쇠약해져, 1세기경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우리말샘

주24

중국의 황허강 중류의 남부 지역. 흔히 한때 군웅이 할거했던 중국의 중심부나 중국 땅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25

국가의 전군(全軍)을 통솔하는 최고 계급인 원수를 더 높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26

전시(戰時)에 임명하던 임시 벼슬. 도원수나 상원수 또는 원수에 다음가는 군의 통솔자이다. 우리말샘

주27

전쟁에 참가함. 우리말샘

주28

전쟁터에서 적과 싸우다 죽음. 우리말샘

주29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중생이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 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그치지 아니하고 돌고 도는 일. 우리말샘

주30

각 민족 사이에 전승되어 오는 신화, 전설, 민담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31

전생의 몸. 우리말샘

주32

중국 후한 말기에, 위ㆍ오ㆍ촉의 세 나라가 맞서 있던 시대. 우리말샘

주33

‘제갈량’의 성과 자(字)를 함께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34

중국 삼국 시대 촉한(蜀漢)의 장수(202~264). 자는 백약(伯約). 위(魏)의 군리(郡吏)였다가 제갈량(諸葛亮)이 북벌할 때 그를 따라가 촉한의 장수가 되어 수차례 전공을 세웠다. 위(魏)나라 종회(鐘會)의 침공으로 유선(劉禪)이 항복하자 종회(鍾會)에게 귀순하였다. 종회와 손잡고 반란을 일으켰으나 발각되어 실패하고 자살하였다. 우리말샘

주35

선악의 행업으로 말미암은 과보(果報). 우리말샘

주36

옛 중국의 벼슬. 우리나라의 정승에 해당한다. 우리말샘

주37

뒷날에 보고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우리말샘

주38

인연을 맺음. 또는 그런 관계. 우리말샘

주39

뒷날에 보고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우리말샘

주40

혼인에 의하여 맺어진 친척. 우리말샘

주41

전체 가운데서 중심이 되어 영향을 미치는 존재나 세력. 우리말샘

주42

아무 탈 없이 편안함. 우리말샘

주43

정치의 바탕이 되는 제도나 조건 따위를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44

어떤 일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45

도적을 만남. 우리말샘

주46

몸이나 물건 따위를 강에 던짐. 우리말샘

주47

절개나 지조를 깨뜨림. 우리말샘

주48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 우리말샘

주49

서로 반대되거나 어긋남. 우리말샘

주50

여자의 곧은 절개. 우리말샘

주51

사회 집단에 있어서 사상, 행동, 생활 방법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관념이나 신조의 체계. 역사적ㆍ사회적 입장을 반영한 사상과 의식의 체계이다. 우리말샘

주52

사(士)와 대부(大夫)를 아울러 이르는 말. 문무 양반(文武兩班)을 일반 평민층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우리말샘

주53

정한 혼인을 어느 한쪽에서 물림. 우리말샘

주54

‘본처’를 달리 이르는 말. 원래 본처가 주로 거처하는 공간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다. 우리말샘

주55

두 번째로 장가들어 얻은 아내. 우리말샘

주56

자기의 속마음을 참되게 알아주는 친구. 우리말샘

주57

부녀의 태도나 마음씨가 얌전하고 정조가 바름. 우리말샘

주58

아름답고 갸륵한 덕행. 우리말샘

주59

일을 실행하는 데에서 맨 앞장. 우리말샘

주60

모양이나 모습이 달라지거나 바뀜. 또는 그 모양이나 모습. 우리말샘

주61

학문을 연구하고 덕을 닦는 선비의 무리. 우리말샘

주62

어떤 사회나 분야에 새로 나섬. 또는 그런 사람. 우리말샘

주63

학문을 연구하고 덕을 닦는 선비의 무리. 우리말샘

주64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65

서로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여러 것 가운데 한 부분. 우리말샘

주66

보고 들음. 우리말샘

주67

조선 시대에, 이념과 이해에 따라 이루어진 사림의 집단을 이르던 말. 우리말샘

주68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이 한 가지 일에만 파묻힘. 우리말샘

주69

정당한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주70

깨어 정신을 차림. 우리말샘

주71

서로 도우며 함께 삶.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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