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

경혈도
경혈도
의약학
개념
인체의 경락순행 경로상에 있는 부위로 한방에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혈자리.
정의
인체의 경락순행 경로상에 있는 부위로 한방에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혈자리.
경혈의 의미

경락은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반응이 몸 거죽에 나타나는 경로를 말하는데, 이러한 경락에 있는 수혈(腧穴)을 경혈이라 한다. 수혈은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 즉 일체의 침구치료혈(鍼灸治療穴)을 말한다. ‘수(腧)’의 뜻은 수(輸)에서 비롯되었으며, 때로는‘수(兪)’로 간략하게 쓰기도 하는데, 이 세 글자는 항상 통용하며, 모두 수송(輸送)하고 왕래한다는 뜻이 있다.

그리고 ‘혈(穴)’자는 사람이나 동물이 거처하는 곳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체에서는 맥기(脈氣)가 있어 그 기운이 나타나는 곳을 말한다. 수혈은 기혈(氣穴)·공혈(孔穴)·수(輸)·공(空)·절(節)·회(會)라고도 하며, 보통 혈자리[穴位]라고 한다.

경혈의 구조

경혈의 발전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단계는 아픈 곳이 바로 혈이 되는 단계로, 일정한 경혈이나 취혈방식(取穴方式)이 없으며, 아시혈(阿是穴)이라고도 한다. 둘째단계는 경험적 인식의 축적에 힘입어 어떤 질병에는 어떤 부위의 혈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는 단계로, 혈의 위치와 이름이 정해진다.

셋째단계는 계속적인 경험의 축적으로 국부적이고 단순한 치료형태에서 벗어나 상호 연계적이며 체계적인 치료방식을 수립해 나가는 단계로 경혈학설의 근거가 되는데, 경락은 이러한 경혈의 계통적 분류로 이루어진다.

경혈을 포함하는 수혈에는 이외에도 경외기혈(經外奇穴)·아시혈·신혈(新穴) 등이 있다. 경혈은 경락의 체표순행노선(體表循行路線)에 분포된 혈자리의 총칭으로, 12정경(十二正經)의 경혈과 기경8맥(奇經八脈) 중의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의 경혈을 합하여 14경의 경혈로 이루어진다. 한편, 경혈은 오수혈(五腧穴:井·滎·兪·經·合) 중의 경혈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오수혈은 모두 무릎과 팔꿈치 이하에 있으며, 전신의 12경락에 각각 5개씩 모두 60혈이 있다.

경혈 이외의 수혈

경외기혈

경외기혈은 14경의 경혈 이외에 질병치료과정중에 경험적으로 효능이 입증된 혈자리를 말하며, 일정한 혈자리와 혈이름[穴名]은 있으나 어떤 하나의 경락에 소속할 수 없거나, 소속되지 못한 혈을 모두 경외기혈이라 한다.

시대별로 여러 침구서(鍼灸書)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경외기혈로 표시되어 있다가 나중에 어떤 경맥에 소속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풍시혈(風市穴:대퇴골 외측으로 무릎뼈에서 상방 7寸 되는 곳)은 원래 경외기혈이었으나 후에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에 포함되었다. 경외기혈이 경혈을 보충하는 것이라면 아시혈은 경외기혈을 보충하는 것이다.

아시혈

아시혈은 곧 압통점(壓痛點)으로, 눌러보아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을 모두 아시혈이라 한다. 아시혈이라는 명칭은 최초로 ≪천금방 千金方≫에서 사용하였는데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그 부위를 눌러보아 아프거나 시원한 감각이 있는 곳이면 곧 ‘아시(阿是)’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아시혈은 일정한 부위가 없기 때문에 부정혈(不定穴)이라고도 하였고, ≪의학강목 醫學綱目≫에서는 그 감응(感應)을 강조하여 ‘천응(天應)’이라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것은 압통점을 바로 혈로서 인식한 것으로 압통은 시리거나, 저리고, 묵직한 느낌 등으로 나타난다. 아시혈도 치료효과가 확실해지고, 또 확실한 위치가 선정되어 이름이 붙여지게 되면 경외기혈로 다루며, 이 중 일부는 결국 경혈로 사용되기도 한다.

신혈(新穴)

새 혈의 발견은 대부분 반복적인 임상경험에서 비롯된다. 대개 경혈학설을 위주로 현재 인체해부생리 등의 기초지식과 병행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최근에 전극(電極)을 이용하여 반응점을 찾아 혈을 선정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침혈(耳鍼穴)은 이러한 방법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이다.

이 밖에 수침혈(手鍼穴)·족침혈(足鍼穴)·면침혈(面鍼穴)·두침혈(頭鍼穴) 등이 있으며, 14경의 혈자리 가운데 그 성능에 따라 특정한 혈로 부르는 특정혈(特定穴)이 있다. 사지부위(四肢部位)에는 정혈(井穴)·형혈(滎穴)·수혈(兪穴)·원혈(原穴)·경혈(經穴)·합혈(合穴)·낙혈(絡穴)·극혈(郄穴) 등이 있고, 몸통에는 장부(臟腑)의 수혈(腧穴)·모혈(募穴)·교회혈(交會穴) 등이 있다.

14경의 혈자리는 팔다리·몸통·머리 등 전신에 분포되어 있고, 팔다리는 안쪽과 바깥쪽으로, 다시 안쪽은 삼음(三陰)으로, 바깥쪽은 삼양(三陽)으로 구분한다. 머리와 몸통도 상하 전후로 나누고, 더 나아가 면부·흉부·복부 및 전면·측면·후면 등으로 구분한다. 수삼음경(手三陰經)은 흉부에서 연결되는 관계로 흉부의 내장질환을 치료하고, 족삼음경(足三陰經)은 복부로 연속되는 관계로 복부의 내장질환을 치료한다.

수족삼양경(手足三陽經)은 몸통과 머리의 전·후·측면 부위의 질병과 내과질환을 치료한다. 이러한 점은 경락과 장부가 상하 내외로 서로 상응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경혈은 바로 그 근처의 질병뿐만 아니라 그 경락이 통과하는 먼 곳의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오수혈

이러한 경혈 중에는 오수혈이라고 하는 특별한 작용을 하는 경혈이 있다. 오수혈은 수족의 팔꿈치와 무릎 아래에 각각 정(井)·형(滎)·수(兪)·경(經)·합(合)의 다섯 종류의 특정혈을 말한다. 오수혈은 사지의 말단 부위에서 무릎과 팔꿈치 방향으로,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그리고 작은 곳에서 큰 곳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물줄기에 비유하여 정·형·수·경·합이라 하였다.

정은 땅 속에서 물줄기가 솟아나온다는 뜻으로 맥류(脈流)의 얕고 적음을 나타내며, 정혈은 대부분 사지의 손톱이나 발톱 주위에 있다. 형의 의미는 물줄기를 이루어 흐를 수 있는 정도의 것으로 맥류가 다소 큰 것을 뜻하므로, 형혈은 대개 손가락과 발가락 또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있다.

수의 의미는 ‘보낸다’의 뜻으로 맥류가 비교적 왕성함을 나타내며, 따라서 수혈은 대개 팔목이나 발목관절 부근에 있다. 경은 길게 흐른다는 뜻으로 경혈은 팔뚝과 정강이 주위에 있고, 합은 여러 물줄기가 합친다는 뜻으로 맥류의 깊고 큼을 나타내며, 따라서 합혈은 팔꿈치나 무릎관절 부근에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영(營)과 위(衛)는 수곡(水穀)의 정기로 이루어지고, 이것은 기(氣)와 혈(血)의 운행으로 그 작용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은 인체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이다. 정·형·수·경·합은 이러한 영·위·기·혈이 경맥을 순환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독특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오행이론(五行理論)과 결합하여 잘 설명될 수 있고, 임상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침법(鍼法) 가운데 자경보사법(自經補瀉法)·타경보사법(他經補瀉法)·자오유주법(子午流注法) 등은 오수혈을 활용하는 치료법이다.

특정혈

원혈(十二原穴)

장부의 원기(原氣)가 지나가고 머무르는 경혈로, 원혈은 원기와 연관되고, 원기는 삼초(三焦)를 통하여 밖으로 퍼지는데, 그 머무르는 부위가 곧 원혈이다. 음경의 원혈은 오수혈 중의 수혈과 일치하여 서로 같지만, 양경의 원혈은 오수혈 외에 따로 원혈이 있는데, 그 이유는 삼초의 원기가 밖으로 퍼짐으로써 양경의 맥기가 왕성해지게 되므로 수혈 이외에 별도로 원혈이 있게 된 것이다.

낙혈(十五絡穴)

낙맥(絡脈)에 소속되어 있는 혈자리이다. 12경맥에는 각각 하나씩의 낙혈이 사지 부위에 있어서 경맥을 연결시켜 주므로 낙혈에 의하여 12경맥은 서로 통하게 된다. 체강의 전·후·측면에는 임맥락과 독맥락, 그리고 비장의 대락(大絡)이 각각 분포되어 있어서 모두 15개의 낙혈이 되는데, 위(胃)의 대락을 포함하여 16낙혈이라고도 한다.

낙혈은 경맥을 연결시켜 주기 때문에 경맥의 안팎에 있는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가장 많이 쓰이며, 밖에 있는 병이 안으로 들어가거나, 안에 있는 병이 밖으로 나갈 때는 거기에 해당하는 낙혈을 선택하여 치료한다.

극혈(十六郄穴)

경맥 내의 기혈(氣血)이 굽이쳐 흐르다가 모이는 곳에 생기는 틈새로서, 사지 부위에 있는 12경맥의 극혈 이외에 4기경맥(四奇經脈), 즉 음교(陰蹻)·양교(陽蹻)·음유(陰維)·양유(陽維)에 각각 하나의 극혈이 있어 모두 16개의 극혈이 된다. 극혈은 급성병에 많이 사용되며 그곳을 눌러보아 질환의 허증(虛證)과 실증(實證)을 알 수 있다.

배수혈(背兪穴)

오장육부의 기가 배부(背部)의 특정한 곳에 모이는 곳이다. 장부의 기가 배수혈로 통하는 것은, 이곳을 눌러보았을 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으로 알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손으로 눌러보았을 때 특별히 민감하고, 내부장기와 상응되는 것을 느끼는 점이 배수혈이다.

이 혈의 위치는 모두 척추 양쪽 1촌 반쯤에 있는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제일측선(第一側線)에 자리잡고 있다. 이 선의 상하로 장부의 높낮이에 따라 배수혈이 있는데, 장부가 위에 있으면 배수혈의 위치도 높고, 장부가 아래에 있으면 배수혈 위치도 낮다.

모혈(募穴)

장부의 기가 흉복부의 특정한 곳에 모인 경혈을 말한다. 모혈의 위치는 본래의 경맥과 관계없이 장부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모혈은 장부에 가까이 있어서 장부의 질병은 흔히 모혈에 반응이 나타난다. 배수혈과 반대로 모혈은 흉복부에 있어 음에 속하고, 배수혈은 배부에 있어 양에 속한다. 장부는 배수혈과 모혈에 서로 통하여 있는 관계로 병사(病邪)가 장부에 침입하면 배수혈과 모혈에 각종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 경혈을 이용하여 장부의 질병을 치료한다.

회혈(八會穴)

장(臟)·부(腑)·기(氣)·혈(血)·근(筋)·맥(脈)·골(骨)·수(髓)의 정기(精氣)가 운행하는 도중에 모이는 곳을 말하며, 내열성(內熱性) 질환뿐 아니라 기타 내상성(內傷性) 질환에도 쓰인다.

맥교회혈(八脈交會穴)

기경8맥과 통하는 경혈로서 사지에 분포되어 있다. 기경8맥 모두가 사지를 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12경맥과 교회하는 관계로 사지에는 기경과 통하는 경혈이 있어 기경과 관련되는 질병의 치료에 적용된다. 8맥교회혈은 상지(上肢)와 하지(下肢)에 분포하고 있어서 치료에 응용할 때도 상하로 그 혈을 배합하여 사용한다.

교회혈(交會穴)

하나의 경혈에 여러 경맥이 속하여 있는 것을 말한다. 여러 경맥이 하나의 경혈을 통과하게 될 때, 그 중 가장 중요한 경맥을 ‘본경(本經)’이라 하고, 다른 경맥을 ‘인경(隣經)’이라 한다. 교회혈의 작용은 일반적으로 그 혈의 인근 부위와 그 혈과 관련된 장부의 질병을 치료한다. 사지에 있는 교회혈은 그 국부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 이외에 서로 연결된 경락을 통하여 머리·몸통 및 장부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교회혈은 그만큼 치료범위가 넓다. 예컨대, 하지에 있는 3음교혈은 본경이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이어서 비경의 질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경맥인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과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의 병증을 치료할 수 있다.

참고문헌

『최신침구학』(김현제 외, 성보사, 1979)
『針灸學』(上海中醫學院, 1977)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맹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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