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난설헌집(蘭雪軒集)』에 전하는 유일의 산문이다. 허초희가 8세에 지었다. 8세밖에 안된 아이가 상량문을 지었고 명문이라는 소문이 퍼져서 여러 사람들이 이 글을 보기를 요청하였다.
허초희의 아우 허균(許筠)이 수안군수(遂安郡守)로 재직하던 1605년 5월에 한호(韓濩)의 글씨로 충천각(沖天閣)에서 목판본으로 1차 간행하였다.
이 목판본은 1606년에 사신으로 왔던 중국인 주지번(朱之蕃)의 요구에 의하여 중국으로 건너갔다. 현재 국내에서는 목판본이 전해지지 않는다.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은 허균이 공주목사로 재직하던 1608년 4월에 간행한 목판본 『난설헌집』에 덧붙여 실려 있다.
『난설헌집』에 있는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은 요산군(遼山郡)에서 간행된 목판본 「광한전백옥루상량문」과 몇 글자의 차이가 발견될 뿐이다.
『난설헌집』에는 모두 시만 실려 있고, 산문은 이 상량문 1편뿐이다. 상량문은 집을 지을 때 대들보를 올리며 행하는 상량의식에 쓰이는 글이다.
허초희는 신선세계에 있다는 광한전 백옥루의 상량식에 초대받았다고 상상하면서 이 글을 지었다. 작자는 『태평광기(太平廣記)』와 같은 책을 즐겨 읽어서 신선에 대한 이해가 깊었으며, 또 거기에 풍부한 상상력이 결합되어, 이처럼 속세를 벗어난 작품을 창작한 것이다.
첫 부분에는 광한전 주인의 신선생활을 묘사하고, 그가 여러 신선들을 초대하기 위하여 광한전을 짓게 된 배경을 묘사하였다. 이 모임에 수십 명의 신선들이 동원되고 여러 기술자들이 동원되었지만, 상량문을 지을만한 시인이 없었다. 그래서 작자가 초대되어 이 상량문을 짓는다.
문체는 다른 상량문과 마찬가지로 포량(抛樑)의 동 · 서 · 남 · 북 · 상 · 하의 육위(六偉)가 묘사되고, 이 광한전이 신선세계에서 오래오래 서 있기를 기원하는 문장으로 끝난다. 이 상량문에서 허초희는 여성으로서 실현 불가능한 현실세계의 이상을 가상세계인 선계에 설정하고, 초속적(超俗的)인 이상향을 실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