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단권. 국한문 활자본. 1908년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간행되었다. 1946년 정음사에서 간행된 『조선어문법(朝鮮語文法)』에는 『조선어문전음학(朝鮮語文典音學)』이라는 명칭으로 수록되었다. 책이름이 말해주듯이 이 책은 국어문전 가운데 음학(音學) 부분만을 다룬 것이다.
이 책은 장(章)의 구별이 없지만, 간행동기를 쓴 박태환(朴兌桓)의 서(序)와 머리말에 해당되는 ‘제2회 하기(夏期) 국어강습’, 국어와 국문이 숭상되고 연구되어야 할 필요성을 논한 ‘자국언문(自國言文)’, 본론에 해당되는 ‘국문의 음학’, 그리고 발문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국어의 음(音)에 대한 많은 문제를 취급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1906년 6월에 유인(油印)된 『대한국어문법』의 내용과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 또한, 1909년경 저자 미상으로 유인된 『고등국어문전(高等國語文典)』과도 그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고등국어문전』도 주시경의 저술로 추정될 수 있다.
특히, 이 책보다 1년 먼저 국문연구소(國文硏究所)에 제출된 「국문연구안(國文硏究案)」과 비교해볼 때, 이 책의 본론인 ‘국문의 음학’ 부분과 「국문연구안」의 ‘발음’ 부분이 순서와 내용에 있어 거의 일치한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등에 보이는 ‘ㅼ, ㅺ, ㅽ’ 등의 이자병서(異字竝書)는 된소리의 표기이므로 그것들은 ‘ㄸ, ㄲ, ㅃ’ 등과 같이 동자병서(同字竝書)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과 ‘ㅅ, ㅈ, ㅍ’ 등 새로운 종성(終聲)을 예증한 것은 『국어문전음학』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이 책이 가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특징은 끝부분에 기록된 저자의 국문연구경력이다. 1892년에 국문을 자음과 모음으로 분해하였고, 1893년에 ‘ · ’가 ‘ㅣ, ㅡ’의 합음임을 깨달았으며, 1894년에 이에 대한 첫 번째 증명을 하였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사실은 주시경의 학문적 발전을 이해함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