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문법』은 중국에서 사용되는 조선어의 어음(語音, 음운), 어휘, 문법 등의 규범을 기술한 책이다. 우선 문법과 그 연구 대상을 논하면서 어음론(음운론) 부분에서는 조선어의 자모음 체계와 음운 변화 및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 어휘론 즉 형태론에서는 단어의 구성과 품사로 나누고, 품사에서는 명사·수사·대명사·동사·형용사·관형사·부사·상징사·감탄사 등으로 나눈 후 하위 분류와 특징을 덧붙였다. 또 단어의 문법적 형태와 문법적 범주를 논하면서 격토·도움토·복수토·종결토·접속토·수식토·시칭토·규정토·존칭토·전성토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문장론에서는 문장과 문장 구성 요소, 문장의 성분화, 문장의 분류를 논하면서 문장에 관한 문법적 형태와 구성 요소, 문장 성분과 그 어울림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또 담화법(발화법)에서는 직접 담화법과 간접 담화법을 논하면서 직접 담화법을 간접 담화법으로 고치는 방법도 설명했다.
중국 조선어는 중국이라는 특정 언어 환경 속에서 변화 발전해 온 조선어(한국어)의 연장선에 있다. 이 시기의 조선어 문법은 상당 부분 북한의 문화어 문법에 기준을 두면서 중국에서의 독특한 특성을 나타내는 특징을 보인다.
동북3성 언어학자들의 연구를 집대성한 『조선어문법』은 중국 조선족들이 사용하는 조선어 규범의 기준으로서 조선족 언어 규범화 사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나아가 1990년대 이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문법 체계를 확립하는 데서도 토대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