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경』이라고도 함.『인왕경(仁王經)』과 함께 신라와 고려에서 매우 존숭된 호국경전이다.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이 경을 근거로 하여 금광명도량(金光明道場)을 열었다. 현재 한역본 중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금광명경』 4권과 593년에 보귀(寶貴)가 엮은 『합부금광명경(合部金光明經)』 8권, 당나라의 의정(義淨)이 703년에 번역한 『금광명최승왕경』 10권의 세 가지가 모두 고려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다. 이 중 통일신라 초기까지는 4권본이 많이 유통이 되었으나 8세기 이후, 특히 고려시대에는 10권본이 더 많이 유통되었다.
4권본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이 경은 그 소재 및 교의를 『반야경(般若經)』·『법화경(法華經)』·『화엄경(華嚴經)』 등의 여러 대승경전에 의거하고 있다. 부처님의 수명이 영원함을 밝힌 「수량품(壽量品)」, 참회를 권장하는 「참회품(懺悔品)」, 부처님을 찬양하고 공덕을 강조하는 「찬탄품(讚歎品)」, 대승불교의 중심교의인 공(空)을 설법하여 대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여래의 법신(法身)을 구할 것을 강조한 「공품(空品)」 등 앞의 4품은 이 경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및 중국에서 이 경을 진호국가경전(鎭護國家經典)으로 존숭하게 된 것은 오히려 제5품 이하의 내용에서 기인한다. 즉, 「사천왕품(四天王品)」 등의 품에서는 사천왕과 대변천(大辯天) 등의 여러 신들이 이 경을 신봉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을 독송하고 강설하는 국왕과 백성을 수호하여 국난과 기아와 액병 등을 제거하고 국가안온과 풍년을 가져다 줌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정론품(正論品)」에서는 국왕을 천자(天子)라고 부르는 까닭은 국왕이 백성 속에 있으면서도 여러 천신의 사랑을 받고 그 덕을 나누어 가진 때문이라고 하여, 국왕의 권위를 세움과 아울러 국왕에게 치세의 요도(要道)를 설법하고 있다.
이 경은 참회멸죄(懺悔滅罪)라는 내성적·종교적 인간으로서의 행동을 가르침과 동시에 호국안민·왕도·자기희생·이타(利他) 등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밀교적인 색채가 짙다. 신라에서 당나라의 침략소식을 듣고 사천왕사(四天王寺)를 세운 것도 이 경의 「사천왕품」에서 근거한 것이었다.
또 4권본·8권본·10권본 등이 모두 「참회품」으로서 이 경의 근본주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 참회품에 실린 참회멸죄의 청규(淸規)에 의거하여 우리 나라 불교 예불의식의 정형인 찬탄·참회·권청(勸請)·수희(隨喜)·회향(廻向)의 오회(五悔)가 정립되었다.
「참회품」을 근거로 하여 만든 「금광명최승참의(金光明最勝懺儀)」는 「법화삼매참의(法華三昧懺儀)」와 함께 현재 전래되는 불교의식의 기본이 되고 있다.
이 경에 대한 우리 나라 승려의 주석서는 9종이 있다. 이들 중 유일한 현존본이라고 전해지는 『금광명최승왕경약찬』은 대정신수대장경간행회(大正新修大藏經刊行會)에서 대장경 미수록본으로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