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산의 높이는 1,331m로, 이 일대는 소백산맥이 서남으로 뻗으면서 덕유산(1,568m)을 이루고, 또 덕유산에서 동남으로도 산줄기가 뻗었는데, 여기에는 월봉산(月峯山, 1,272m) · 금원산(金猿山, 1,335m) · 기백산으로 이어져 함양군과 거창군의 경계를 이룬다.
봉우리의 바위들이 마치 누룩더미로 쌓은 여러 층의 탑처럼 생겼다 하여 ‘누룩덤’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지우산(智雨山)이라 불렸다. 김정호(金正浩)의 《청구도 靑丘圖》에는 ‘旗泊山(기박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백산을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4㎞ 간격을 두고 같은 능선을 따라 금원산이 이어지는데, 이 능선은 다양한 형태의 바위능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암릉은 금원산 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데 거대한 판석형 암석을 차곡차곡 포개어 놓은 듯한 경관을 보인다. 서쪽은 금원산 · 월봉산 산릉으로 덕유산에 이어진다.
기백산의 동남쪽에는 남강이 발원하며, 북쪽 사면으로 황강(黃江) 상류의 위천(渭川)이 흐른다. 기백산 일대는 덕유산록과 더불어 월성계곡을 형성하고, 월봉산을 지나 큰목재에서 거망산 · 황석산으로 뻗은 산맥 사이에서는 지우천이 흐른다.
지우천이 흐르는 장수동은 옛 안의 삼동 가운데 하나인 심진동으로 지금은 용추사 계곡으로 더 알려져 있고, 장수사 조계문, 용추폭포, 용추사들의 명소가 널려 있다. 기백산 안봉에서 솟기 시작한 물줄기는 고학천 용폭을 이루고 쌀다리와 용원정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산 고스락 남쪽에 원추리와 싸리나무군락으로 이루는 기백평전이 펼쳐져 있다.
동북쪽의 거창과 서북쪽의 위천 지역에는 비교적 넓은 산간분지가 발달해 있다.
주요 산행코스는 용추사 입구 삼거리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금원산 북쪽 점터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있다. 첫 번째는 용추사 입구 삼거리 종점 · 도수골 · 기백산 · 금원산 · 지재미골 · 점터에 이르는 코스이고, 두 번째는 점터 · 조두산 능선 · 안봉 · 기백산 · 금원산 · 지재미골 · 점터에 이르는 코스로 각각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최근에는 가을철 금원산에서 기백산을 거쳐 조두산을 잇는 능선의 억새밭도 많이 알려졌다. 산의 서쪽에 487년장수사의 부속암자로 세워진 용추사(龍湫寺)가 있는데, 국가유산으로 거창 가섭암지 마애여래삼존입상(보물, 1971년 지정)이 있다.
1983년 11월에 기백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