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반박사(鑪盤博士)·누반사(鏤盤師)라고도 하며, 6세기 말 이후 일본에서 불탑을 건축하는 일에 참여하였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588년(위덕왕 35)에 당시 일본의 대신(大臣)이며 숭불론자였던 소가(蘇我馬子)의 요청에 따라, 백제는 승려 혜총(惠總)을 비롯하여 사공(寺工) 태량미태(太良未太)·문고고자(文賈古子), 노반박사 장덕(將德) 백매순(白昧淳), 와박사(瓦博士) 마나문노(麻奈文奴)·양귀문(陽貴文)·능귀문(倰貴文)·석마제미(昔麻帝彌), 화공(畫工) 백가(白加) 등을 파견하였다.
이들은 일본 최초의 불교사찰이자 소가씨(蘇我氏)의 씨사(氏寺)인 호코사(法興寺 : 일명 飛鳥寺·元興寺라고도 함.)를 창건하였다. 그 중 노반박사는 탑의 건립을 담당하였던 기술자이며, 『원흥사연기(元興寺緣起)』에 전하는 탑의 노반명(露盤銘)에서는 누반사 자매순(自昧淳)으로 기록되어 있다.
노반은 원래 목조건축물의 지붕 위에 설치된 방형의 누대를 의미하였으나, 목조건축양식을 계승한 우리 나라 석탑에서 그러한 부분이 왜소화, 양식화되면서 상륜부의 최하단에 방형 석재로 표현되다가 나아가서는 철이나 동으로 복발·앙화·보륜 등과 함께 주조되기에 이르렀다.
『일본서기』 및 『원흥사연기』의 한자표기로 미루어 노반박사는 철·동을 사용하여 상륜부를 주조하는 기술을 가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 백제 기술자들은 사찰의 건립에 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초석 위에 기둥을 세우고 기와로 지붕을 덮은 건물을 처음으로 소개하여 일본 건축사의 커다란 획기를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