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搖)·요롱(搖弄)·농(弄)이라고도 하며, 관악기의 요성(搖聲)과 같다. 넓은 뜻으로는 줄을 흔드는 것, 또 줄을 끌어내리거나[退聲] 줄을 밀어 소리를 낸 다음 급히 제 음으로 끌어내리는 것(꺾는 소리), 줄을 급히 밀어올렸다가 다시 제 음으로 돌아오는 것[轉聲] 등을 통틀어 의미하고, 좁은 뜻으로는 줄을 흔들어 소리를 내는 법만을 의미한다.
좁은 뜻의 농현에 대하여 ≪현금동문류기 玄琴東文類記≫에는 “농현은 너무 느려도 안 되고, 너무 급해도 안 된다. 시작은 느리게 유원(悠遠)한 소리가 나야 하고, 그칠 때는 빨라져 사라지는 듯한 소리로 매듭지어야 한다. 말로 표현한다면 마치 범나비가 나는 것 같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요즈음도 농현이 너무 빠르면 전성(顫聲) 또는 발발성이라고 하여 기피한다.
농현하는 방법은 정악(正樂)의 경우 1박일 때는 처음부터 농현하고, 2박 이상일 때는 그 끝박만 농현한다. 전라도의 음악은 1박이나 2박 이상의 긴 박자일 경우에도 처음부터 격렬하게 흔드는 예가 비교적 많다. 농현의 자리는 평조(平調)의 경우 5음 가운데서 첫 음(기음)과 넷째 음에 많이 나오고, 계면조(界面調)의 경우 대개 4도 또는 5도 상행할 때 그 앞의 음에 나온다.
전성이 나오는 자리는 대개 농현 자리와 같고, 다만 1박 이내의 짧은 음에서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농현의 축소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수법, 즉 넓은 뜻의 농현은 줄을 가볍게 짚는 경안법(輕按法)과 줄을 밀거나 당기어 짚는 역안법(力按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악학궤범≫·≪금합자보 琴合字譜≫·≪양금신보 梁琴新譜≫ 등을 비교해 보면 성종 이전의 거문고나 해금 같은 현악기는 주로 경안법을 사용하고, 성종 이후 선조에 이르는 사이에 차츰 역안법으로 그 연주법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경안법에서 역안법으로의 전환은 농현을 비롯하여 전성·퇴성 등의 기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한국적인 멋을 심화시키고 여운을 남기며, 표현력을 가질 수 있는 음악으로 전환, 발전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