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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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개념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그 음을 꾸며주는 임무를 띤 장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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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그 음을 꾸며주는 임무를 띤 장식음.
내용

넓은 의미로는 선율선(旋律線)이나 절주(節奏:리듬)의 자연스런 연결이나 유연한 흐름을 위하여 또는 화려함과 멋스러움을 위하여 어느 음에 부여되는 표현기능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식음(飾音)새, 또는 시금새로도 부른다.

같은 전통음악이라 해도 정악(正樂)과 민속악(民俗樂)은 연주에 큰 차이가 있어, 정악계열의 음악보다는 민속악계열의 음악이 훨씬 많은 시김새를 갖는다.

가령 어느 음을 요(搖:흔들거나 떠는 표현)할 경우에도 정악의 경우는 음폭을 좁게 하여서 잔잔하게 하지만 민속악에서는 정악보다 훨씬 넓은 음폭으로 격렬하게 요하기 때문에 극적인 맛을 느끼게 된다.

또한 표현기능의 차이는 현악기·관악기·타악기 등 각 악기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는 이러한 표현기능이 그 악기의 독특한 주법(奏法)과도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각 악기의 특수 주법화된 시김새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거문고·가야금의 경우

≪삼죽금보 三竹琴譜≫의 수법조(手法條)를 보면 왼손의 가운뎃손가락과 약손가락으로 줄을 짚고 진퇴(進退)하는 것을 요현(搖絃)이라고 하였고, 전추(前推)·후퇴(後退)·충현(衝絃)·미충이퇴(微衝而退)·경추이퇴(輕推而退) 또는 잔잔하고 은은하게 움직이는 것 모두를 농현(弄絃:본래 음 이외의 여러 가지 꾸밈음을 비롯하여 미묘한 떨림소리를 내는 기법)이라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농현이라는 말이 줄을 흔드는(vibrato) 의미로 쓰이고 추성은 줄을 밀어올리는 것, 퇴성은 밀었던 줄을 흘려내는 것, 그리고 전성(轉聲)은 순간적으로 알찬 소리를 내기 위하여 줄을 구르는 주법으로 쓰이고 있다. ≪한국전통음악의 연구≫(張師勛 著)에는 전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전성은 굴려내는 소리이다. 즉, 어떠한 소리를 순수하게 내지 않고 정해진 소리를 추이퇴(推而退) 또는 퇴이추(退而推)하는 수법에 의하여 발로 그네줄을 구르는 듯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둥글고 올찬 소리를 순간적으로 내는 방법이다. 전성의 연주법은 술대를 한 번 사용하는 법과 술대를 두 번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더 세분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시가의 차이에 의하여 약간 달라질 뿐이다.”

전성이 주로 많이 나오는 예는 같은 음이 중복되어 연결될 때, 그 중간 2도·3도의 아래음을 전성하는 경우와 4도·5도의 아래음을 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같은 현악기라 하더라도 거문고보다는 가야금에 출현빈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같은 음의 중복시 2도나 3도·4도의 위음 전성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다음으로 전성이 많은 경우는 어느 음에서 3도 또는 5도 하행시에 그 중간음인 2도 또는 4도 아래의 음을 전성하는 예이다. 반드시 전성은 중간음에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음에서 4도나 5도로 상진할 경우 그 첫음을 전성해서 4도 또는 5도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추성이나 퇴성·요성 등은 다른 악기나 성악에도 적용되는 일반적인 주법이지만, 전성은 거문고나 가야금 등의 현악기에서만 나타나는 특수주법화된 시김새로 볼 수 있다. 전성의 표시는 전(轉)의 약자로 <{{#105}}>표를 쓰고 전성표라 부른다.

가야금의 전성요령은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안족(雁足) 뒤, 약 10㎝정도의 줄 위에 얹고 급히 눌렀다 떼면서 구르듯 하는 표현이다. 또한, 거문고나 가야금의 주법화된 또다른 시김새로 슬기둥과 싸랭이 있다.

거문고의 슬기둥은 대현(大絃:제3현으로 가장 굵은 현) 위의 어느 음을 낼 때 문현(文絃:첫줄)을 먼저 치고 명지로 짚고 있는 유현(遊絃) 줄을 경과하여 낸다[그림 1]. 가야금의 경우는 해당 현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그림 2].

싸랭의 거문고 주법은 유현의 어느 음을 낼 때 문현을 먼저 치고 이어서 유현의 해당음을 내는 주법이다[그림 3]. 그리고 싸랭의 가야금 주법은 본음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을 먼저 거쳐 급속하게 붙여 낸다[그림 4]. 한편, 가야금만의 특수주법으로는 연튀김·뜰동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2) 피리의 경우

피리만이 가지는 고유 주법의 시김새로는 서침·내리더름·올리더름 등이 있다. 서침은 피리의 제1공에서 낼 수 있는 음에 한하여 본음을 내기 전에 한 음 위 또는 한 음 위와 두 음 위를 음공에 의하지 않고 혀의 기술로 급히 내는 동시에 악센트를 주어 본음으로 연결시키는 주법으로 속칭 띠시레 주법이라 부른다[그림 5].

내리더름은 같은 음 중복시 한 음 아래(2도)의 음을, 4도 하진시에는 뒤음의 2도 위의 음을 거쳐 내되 지공(指孔:손가락으로 막거나 떼어 음높이의 변화를 주는 구멍)을 이용하여 둥글고 알찬 소리를 만들어 내는 주법을 말하며, 올리더름은 상진할 시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발음하는 시김새의 일종이다.

(3) 대금·소금·단소의 경우

순취악기에서 쓰이는 특수한 주법으로는 어느 음을 낼 때 세게 혀로 튀기며 굴려내는 방법인 떠이어 주법이 있다. 마치 그 소리가 ‘떠이어’같이 들리는 강렬하고 시원한 주법이다.

입술의 위치, 김의 강도조절, 지공의 개폐 등 여러 조건이 연습으로 갖추어졌을 때 이 주법은 가능하다. 떠이어 주법으로 애써서 공들인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순취악기에서는 중요한 주법이며 어려운 시김새라 하겠다.

(4) 해금의 경우

해금의 특수주법으로 대표적인 것은 잉어질 주법이다. 입소리로는 ‘잉-핫지’로 발음한다. 조선애(趙善愛)의 <잉어질 주법연구 및 뜰동과 서침주법과의 관계비교>에 따르면, 이 주법이 나오는 음은 임(林, Bᵇ)·남(南, C)·황(潢, Eᵇ´)·태(汰, F′)에 국한되며, {Eᵇ―Bᵇ, Bᵇ―F, F′―C 등으로 진행되는 완전4도의 관계에서 많이 나타나며 다음으로, C―Aᵇ, Eᵇ―C 등 3도 관계라고 하였다.

또한 해금과 현악기들이 포함되는 악곡의 잉어질은 가야금의 뜰동과 현악기들이 포함되지 않는 관악곡조에서는 피리의 서침과 각각 연주 기능상 관련이 깊은 연주법으로 조사하였다. 잉어질의 연주 요령은 낚싯대를 급히 낚아채는 빠른 동작처럼 힘있게 어느 음에서 다음 음으로 처리되어야 한다[그림 6].

선율을 이루고 있는 골격음의 앞 또는 뒤에서 그 음을 꾸며 주는 장식음 내지는 잔가락을 뜻한다. 장식음의 대부분은 장식부호로 기보되고 있다. 5선 위에서는 작은 음표로 덧붙여 표기하기도 하고 기호로도 쓰고 있으나 율명(십이율의 율 이름)을 정간 속에 적어 놓은 정간기보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부호로 처리되고 있다.

① 정간기보의 시김새 중 앞 장식음

∧표:어느 음을 낼 때 제 음보다 한 음 위를 급히 꾸며 내는 앞 장식음표[그림 7]

{{#107}}표:제 음보다 두 음 위를 먼저 내고 제 음을 내는 표

{{#108}}표:{{#106}}표와 같은 요령이나 한 음 아래를 먼저 내는 표

{{#109}}표:{{#108}}표와 같은 요령이나 두 음 아래를 먼저 내는 점이 다르다.

{{#110}}표:어느 음을 낼 때 제 음, 한 음 위, 제 음의 3음을 거의 동시에 굴려내는 꾸밈음표[그림 8]

{{#111}}표:제 음, 한 음 아래, 제 음의 3음을 위와 같은 요령으로 낸다.

⊏표:어느 음을 낼 때 한 음 아래, 한 음 위를 먼저 낸 다음 제 음을 내는 꾸밈음표[그림 9]

{{#113}}표:두 음 아래, 한 음 위를 거쳐 제 음을 낸다. 요령은 禳표와 동일하다[그림 10].

{{#114}}표:제 음, 한 음 위, 제 음의 3음을 3등분하여 같은 길이로 낸다.

{{#115}}표:제 음, 한 음 아래, 제 음을 위와 같은 요령으로 처리한다.

{{#116}}표:어느 음을 낼 때 제 음보다 한 음 아래를 앞뒤로 짧게 꾸며 낸다.[그림 11]

{{#078}}표:제 음보다 한 음 위를 앞뒤로 꾸며 낸다.

ㄩ표:어느 음을 낼 때 제 음, 한 음 아래, 한 음 위의 3음을 급히 꾸며서 제 음을 내는 꾸밈음표[그림 12]

② 뒤 장식음

ㄴ표:어느 음에서 다음으로 넘기 전에 표기된 위치의 길이에 따라 한 음 위를 내는 장식부호[그림 13]

{{#191}}표:한 음 아래를 위와 같이 낸다.

{{#080}}표:어느 음에서 다음으로 넘기 전에 표기된 위치에 따라 한 음 위와 제음을 같은 길이로 낸다[그림 14].

{{#081}}표:{{#080}}표와 같으나 한 음 아래와 제 음을 낸다.

{{#082}}표:한 음 위, 두 음 위를 [그림 15]와 같이 낸다.

{{#083}}표:한 음 아래, 두 음 아래를 위와 같이 낸다.

{{#084}}표:두 음 위, 한 음 위, 제 음을 [그림 16]과 같이 낸다.

{{#085}}표:한 음 위, 제 음, 한 음 아래를 [그림 17]과 같이 낸다.

{{#086}}표:한 음 위, 제 음, 한 음 아래, 제 음의 4음을 [그림 18]과 같이 낸다.

∞표:다음 음으로 넘기 전에 한 음 위, 두 음 위, 한 음 위, 제 음, 두 음 위(경우에 따서는 한 음 위)의 5음을 순서대로 거치는 장식부호로 [그림 18]과 같이 처리한다.

장식음이라는 의미의 시김새는 앞에서 꾸미거나 뒤넘기 전에 제 음을 꾸며 주는 장식하는 음들을 뜻한다. 이보다 더 많은 장식음들은 잔가락군을 이루어 선율 전체를 매우 화려하게 수놓기도 한다.

그래서 시김새의 의미는 각 악기마다 가지게 되는 특수주법화된 음형도 있고 장식의 구실을 띤 몇몇의 장식음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선율을 이루는 잔가락도 시김새로 볼 수 있는 것이다.

[ 그림 19]는 <수제천>의 앞부분인데, 소금이나 대금의 선율을 다른 악기와 비교해 보면 보다 많은 잔가락들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시김새의 유무가 선율 또는 곡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분위기에서부터 세련미·화려함·유연미 등 거의 결정적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전통음악에서 시김새의 위치는 곧 연주자의 음악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김새가 항상 악곡 전체를 유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이해와 해석 없이 잘못된 주법으로 쓴다든지 좋은 시김새라 하여 자주 쓴다든지 또는 지나치게 많은 시김새를 사용하면 음악 전체가 지저분해지고 수준이 떨어진다. 적절하고 명쾌한 시김새의 활용이 우리 음악을 건강하게 키워가는 방법이며 우리 음악의 특징을 이루고 있는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삼죽금보(三竹琴譜)』
『한국전통음악의 연구』(장사훈, 보진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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