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조사된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은으로 만든 팔찌 안쪽에 새겨진 명문에 나타나 있다. 팔찌는 왕비의 왼팔에 끼인 것이며, 바깥면에는 혀를 길게 내밀고 머리를 뒤로 돌린 용 두 마리가 돋을새김[陽刻]되어 있다.
안쪽면에 ‘庚子年二月多利作大夫人分二百州主耳(경자년이월다리작대부인분이백주주이)’라는 17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 명문에 의하여 팔찌가 다리라는 작가에 의하여 제작된 것임이 밝혀져, 문헌기록에는 없는 새로운 백제의 공예가 이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는 512년(무령왕 12) 가야에서 백제로 넘어갔다는 상다리(上哆利)·하다리(下哆利)라는 지명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또한 이름 끝이 이(利, 里)로 끝나는 예는 삼국에서 많이 나타난다. 다소 시기는 뒤떨어지지만 일본의 호류사석가삼존불(法隆寺釋迦三尊佛)의 작가 도리(止利)도 백제의 다리와 관계 있는 집안의 후손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