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례참례(小禮懺禮)에 대칭되는 의식으로서 소례참례를 보다 확대하고 구체화한 형식을 지닌다. 예경의식의 특징은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불보살(佛菩薩)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그로부터 자비를 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소례참례는 여러 불보살의 명호(名號)를 열거하면서 귀의하고 발원(發願)하는 것으로 그친다. 그러나 이 의식은 여러 불보살의 명호뿐만 아니라 여러 불보살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교화적 기능 및 각 불보살이 그들의 불국토에서 설법하는 회상(會上)과 그 세계의 내용을 열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불교가 수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불경의 이름을 외우고 그 불경 속에 있는 중요한 게송들을 염송하고 있다.
불경의 이름을 열거할 때는 그 불경의 특징을 요약해서 내용을 밝히며, 또한 회상의 명칭을 밝힐 때는 그 회상의 주불(主佛)과 보살뿐만 아니라 모든 권속(眷屬)과 그들 권속의 권능까지 모두 열거하게 된다. 그리고 신앙의 대상이 되는 사리보탑(舍利寶塔)·정골보탑(頂骨寶塔) 등의 그 의미와 내용을 밝히며,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불정존승대다라니(佛頂尊勝大陀羅尼)」 등 각종 다라니를 외우고 총지법문(摠持法門)으로서의 신묘한 힘을 나타낸다. 이 밖에도 역사적으로 이름 높은 조사(祖師)·국사(國師)의 이름도 모두 열거하게 된다. 이상과 같은 신앙의 대상을 모두 열거하면서 그들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는 예를 올린 뒤 그들로부터 자비를 수취할 것을 발원한다.
이 의식의 절차와 내용은 우리나라 불교신앙의 총체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가 신봉하는 불보살·불경·조사·보탑·회상·수호신·정토신앙·밀교신앙·약사신앙·화엄신앙·미륵신앙 등의 각종 신앙형태를 모두 밝히고 있어서, 우리나라 불교의 내용과 성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이 의식은 문헌상으로만 전해질 뿐 현재 행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