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란 산포도의 총칭으로 과실을 식용하는 머루속과 식용할 수 없는 개머루속으로 크게 구분된다. 머루속에 속하는 종류로는 왕머루·새머루·까마귀머루 등이 있다.
머루속 식물은 줄기의 골속이 갈색이며 수피에는 피목이 없고 세로로 벗겨지며 꽃이 원추화서(圓錐花序: 원뿔형의 꽃차례)인 것들이고, 개머루속 식물은 줄기의 골속이 백색이며 수피에는 피목이 있고 벗겨지지 않으며, 취산화서(聚繖花序: 꽃대 끝에 한 송이 꽃으로 끝나고, 그 밑가지로 계속해서 꽃이 피는 꽃차례)인 것 중에 덩굴손이 흡반상이 아닌 계통의 것들이다.
머루는 보통 줄기길이가 10m 이상에 달하는데, 소지가 뚜렷하지 않고 능선이 있으며 붉은 빛이 돌고 어릴 때에는 면모로 덮여 있다. 잎은 어긋나며 넓은 난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길이는 12∼25㎝이고 3∼5개로 얕게 갈라진다. 꽃은 자웅2가화로 6월에 황록색으로 핀다. 과실은 장과(漿果: 살과 물이 많고 씨앗이 있는 열매)로 구형이며 9∼10월에 검게 익는다. 산기슭이나 계곡 사이의 숲 속에 살며 우리 나라 각지에서 나고 수직적으로는 100∼1,650m 사이에 분포한다.
어린순과 과실은 식용한다. 특히, 옛날 구황식의 하나인 물곳(무릇과 둥글레의 뿌리와 머루순을 넣어 고은 것)의 재료로 쓰였다. 과실에는 주석산·구연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 포도주·주석산 제조의 원료로 쓰인다. 특히, 머루는 머루주로 유명한데 이는 머루를 잘 씻어 물기를 뺀 다음 꼭지를 떼고 설탕을 섞어 소주를 부어 1개월 정도 발효시켜 만든다.
머루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보이듯 우리네 생활과 밀접한 식물로 이에 얽힌 몇 가지 속담도 전해지고 있다. ‘머루 먹은 속’이란 대강 짐작하고 있는 속마음을 나타낸 것이고 ‘개머루 먹듯’이란 맛도 모르고 먹는다는 뜻이며, ‘소경 머루 먹듯’이란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못하고 이것 저것 아무것이나 취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