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년(순조 29) 간행된 목활자판 『면앙집(俛仰集)』 권4 잡저편에 한역가(漢譯歌)만 실려 전한다.
모두 7수로, 제1수는 아래로 땅 위로 하늘 사이에 살며, 풍월과 함께 늙어가리라고 한 ‘면앙’의 뜻을 풀이하고 있다.
제2수는 넓은 들, 긴 내, 흰 모래를 배경으로 해지는 줄도 모르고 낚시하는 경치를 묘사하였다. 제3수는 소나무와 대나무 위로 달이 올라 거문고를 타고 있을 때 외기러기 날아가는 흥취를 읊었다. 제4수는 들 밖의 산 위로 해가 넘어가는 광경을 그렸다.
제5수는 잘 새 날아들고 새 달 돋아올 때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중을 보고 노래하였다. 제6수는 노을진 맑은 강에서 낚시하면서 돋아오는 달을 보며 그 감상을 표현하였다. 제7수는 천지와 일월로 장막과 등촉을 삼고 북해로 술을 빚어 늙음을 잊으며 지내겠다는 심경을 나타내었다.
이 가운데 제5수는 『송강가사』를 비롯하여 『청구영언』 등 여러 가집에 실려 전한다. 작자는 대부분 무명씨로 되어 있고,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과 『대동풍아(大東風雅)』에는 정철(鄭澈)로 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소장본 『악부(樂府)』에 이와 다른 한역가가 전한다.
그리고 제7수는 『병와가곡집』을 비롯한 많은 가집에 전하는데, 대부분 이안눌(李安訥)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면앙정 앞의 넓은 들, 긴 내와 흰 모래사장, 소나무 울타리와 대나무 숲, 그 위를 떠가는 구름, 지는 해, 저물녘 종소리와 잘 새들, 맑은 강의 낚시질 등의 자연경관을 작자의 풍류와 안빈낙도의 유유자적을 통하여 잘 그려낸 작품으로, 뒷 시기 강호가도(江湖歌道)의 형성에 토대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