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9년(순조 29) 간행된 목활자본 『면앙집(俛仰集)』 권4 잡저편에 한역가(漢譯歌)만 실려 전한다. 모두 2수로, 제1수는 정자 위에서 부는 바람을 보고 그 때의 정회를 읊은 것이다.
추월산(秋月山) 바람이 금성(金城)을 지나 자신이 앉아 있는 정자에 불어오는 것을 맞이하면서 느끼는 기쁜 감정이란 마치 옛 임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제2수는 청풍(淸風)과 명월(明月), 그리고 강산에 묻혀 사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읊었다.
10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을 지으니, 반간은 청풍이요 반간은 명월이라 하고, 강산은 들일 데가 없으니 병풍처럼 둘러놓고 보겠다고 하였다.
둘째 수는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을 비롯하여 많은 가집에 전하는데, 거의 무명씨의 작품이라 하였고, 『병와가곡집』에는 김장생(金長生)의 작품으로 밝혀놓았다.
자연 속에 파묻혀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작자의 초연한 심경을 노래한 작품으로, 그의 여타 시조나 장가(長歌)와 맥락을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