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주는 무당이 신병을 앓을 때 강신하여 영력의 주체가 되는 무속 신격이다. 몸주의 종류는 산신, 최영장군, 일광보살, 월광보살, 칠성신, 명도, 작도대신, 신장(神將) 등 다양하다. 무당은 몸주신이 영력을 주는 것이라 믿어 신단을 만들고 그를 모시게 된다. 몸주는 무당이 굿을 할 때나 점을 칠 때 무당에게 내려 공수를 하거나 길흉회복을 예언한다. 몸주와 무당이 접촉하여 강렬한 감정을 일으키면, “몸주가 몸에 내렸다.”고 한다. 몸주와 무당의 결합은 무당 속에 잠재하며 체험되기를 희구하는 내면적 인격과 무당의 의식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상징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몸주〔身主〕는 무당이 굿을 할 때나, 점을 칠 때 무당에게 내려 공수〔神託〕를 하거나 길흉화복을 예언한다. 무당은 몸주신이 영력을 주는 것이라 믿어 자기 집에 신단(神壇)을 만들고 그를 모시게 되며, 몸주와 무당은 각별한 관계를 지니게 된다.
몸주는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의 샤머니즘에서 말하는 샤먼(무당)의 보호신과 비슷한 것이다. 샤먼이 엑스타시(ecstasy, 忘我境)에서 저승에 날아갔다 돌아올 수 있는 힘을 보호신으로부터 받는 것처럼, 무당도 신이 들어 초자연적 능력을 발휘하고자 할 때 몸주를 부른다.
몸주는 무당이 되어 병〔巫病〕을 앓을 때나 무당이 되는 마지막 의식인 내림굿〔降神祭〕에서 결정된다. 꿈이나 환상 속에 나타난 어떤 신령의 상(像)을 몸주로 모시는 수도 있고, 꿈의 예언이나 환상적인 목소리의 제시에 따라 무당이 될 사람이 무당이 쓰는 신성한 무구(巫具)인 거울 · 방울 등을 발견하였을 때 그 무구를 몸주신의 신체(神體)로 삼아 모시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내림굿을 할 때 망아경(忘我境)에서 소리치면서 입에서 나온 이름이 그 사람의 몸주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 쓰게 되는 신필(神筆)이 몸주의 신체가 되는 수도 있다. 정신이상이 생겨 병굿을 할 때 벽에서 광채가 나는 둥근 달과 해의 모양을 보고 이에 강신을 받아 뒤에 일광보살(日光菩薩) · 월광보살(月光菩薩)을 몸주로 모시게 된 경우도 있다.
몸주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그러나 무당이 모시는 신이 모두 몸주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 중에서 하나 또는 둘이 몸주라고 일컬어지는데, 산신(山神) · 최영장군(崔瑩將軍을 가리킴) · 일광보살 · 월광보살 · 칠성신(七星神) · 명도(明圖) · 작도대신(斫刀大神) · 신장(神將) · 신장할멈 등 몇 가지가 문헌에 보인다. 1930년대는 최영 장군 · 임경업 장군 등, 억울하게 죽은 장수의 넋이 곧잘 무당의 보호신인 몸주가 된 듯하다.
현재 영 · 호남 지방에는 춤이나 노래는 하지 않고 망아경(忘我境)에서 점을 치는 특수한 무당이 있는데, 이를 ‘명두’라 부르고 있다. 명두를 이 지방에서는 계집아이의 넋이라 믿고 신단에 그 아이의 옷을 걸어놓고 모시면서 점칠 때 그 넋을 부른다. 본래 명두는 명도로서 무당이 지닌 거울을 뜻하고 경기도 지방에서는 이것이 최영 장군의 얼굴이라고 여기는 곳도 있다. 사내아이의 넋은 ‘동자’ 또는 ‘태주’라 하여 이에 따라 이 아동신(兒童神)을 모시고 점자(占者)의 명칭을 부르기도 한다.
몸주는 허주(虛主)와 대조적인 귀신으로 몸주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허주를 벗겨야 한다. 무병에 걸렸을 때 그 사람은 온갖 잡귀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그 잡귀를 내쫓고 새로운 신을 모셔와야 하는데, 이 잡귀를 내쫓는 것을 허주풀이라 하고 허주를 풀어버리면 새 신을 모실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다.
1930년대는 ① 허주제(虛主祭), ② 강신제, ③ 집신제(集神祭)까지 세 가지 입무제(入巫祭)가 있어 집신제에서는 몸주신과 그 밖의 선신(善神)들을 융화시키는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그 한계가 뚜렷하지 않고 내림굿 속에 이 모든 절차가 포함되어 있다.
몸주와 무당과의 관계는 일종의 신성한 배우자와 같다. 신이 몸에 들어왔을 때 그녀는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다. 신을 맞이하고자 할 때도 몸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무속에서는 중국무속의 노래라고 볼 수 있는 「초사구가(楚辭九歌)」에서 보는 것과 같은 연인의 관계라기보다 가까이 하기 어렵고 거역할 수 없는 부친과 딸과의 관계처럼 몸주신의 위엄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몸주와의 접촉은 무당에게 특히 강렬한 감정을 일으킨다는 것이 우리나라 무당이나 시베리아 샤먼에서 보고되고 있다. 최영 장군이 그녀를 보기를 원한다면 그는 그녀를 병들게 한다. 그녀는 부름을 받은 것 같은 기분으로 장군당으로 가서 굿을 한다. 그러면 그녀의 병이 낫는다고 서울의 한 무당은 말하고 있고, 보호신이 사람에 내릴 때는 그는 형용할 수 없는 오싹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 샤먼연구가는 말하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몸주’란 무당 자신의 마음속의 원형적 콤플렉스(原型的 complex)의 상으로서, 때로는 분석심리학에서의 아니마상(anima像 영혼상) 또는 아니무스상(animus像 원환상)을 상징하는 수가 있다. 이러한 강한 에너지를 가진 원형상이 무의식에서 의식을 뚫고 자아를 사로잡을 때 무당은 이를 “몸주가 내몸에 내렸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몸주가 권위 있는 사람들임에 비추어 무당의 열등감을 보상하는 것이며, 부성(父性)과의 성적결합(性的結合)의 원초적 욕구의 표현이 몸주에 대한 무당의 태도에서 나타난다고 보는 정신분석적 해석도 있다. 무엇보다도 몸주와 무당의 자아와의 결합은 무당 속에 잠재하며 체험되기를 희구하는 또 하나의 내면적 인격과 무당의 의식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의미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